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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중국이 홍콩 의회 대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직접 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미국은 물론 영국, 유럽연합(EU) 등도 "일국양제의 명백한 훼손"이라며 잇따라 반발했다.

서방국가 가운데 중국의 움직임에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국가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을 계기로 중국에 강력한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중국에 대한 공격 수위를 점차 끌어올리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홍콩보안법 강행이 고도의 자치권에 대한 종말의 전조가 될 것이라며 홍콩의 자치권과 민주적 제도, 시민적 자유 존중이 홍콩의 특수지위를 보전하는 데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콩의 자치권과 자유에 영향을 주는 어떤 결정도 필연적으로 일국양제 및 그 영토의 지위에 대한 우리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캐나다 외무장관도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는 홍콩에서 국가안보와 관련한 법을 도입하려는 제안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영연방에 속하는 3국 외무장관은 또 "홍콩인과 입법부 또는 사법부의 직접적인 참여 없이 그런 법(홍콩보안법)을 제정하는 것은 홍콩에 대해 고도의 자치를 보장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의 원칙을 명백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대변인을 통해 "(영국은) 중국이 홍콩의 인권과 자유, 고도의 자치를 존중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은 공동선언(영국·중국 공동선언)의 당사국으로서 홍콩의 자치를 유지하고 ‘일국양제’의 모델을 존중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렇듯 서방국가들이 홍콩보안법을 놓고 집단 반발하면서 홍콩보안법에 대한 의미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영국이 통치했던 홍콩은 지난 1984년 중국과 영국이 체결한 ‘홍콩반환협정’에 따라 1997년 홍콩 주권이 중국에 반환된 뒤에도 폭넓은 자치권을 인정받아왔다.

홍콩은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하에서 2047년까지 50년 동안 현 체제를 유지하고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입법, 사법, 행정, 교육 분야에서 자치권을 인정받는다.

일국양제는 중국 안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공존시키는 것으로, 홍콩과 마카오에 대한 중국의 통치원칙이며 대만 통일의 기본 전제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에 근거해 홍콩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된 후에도 홍콩에 중국 본토와는 다른 특별한 지위를 인정해왔다.

이 법은 미국이 홍콩에 무역, 관세, 투자,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의 여타 지역과는 다른 특별대우를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지난해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 추진을 놓고 시위가 격화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개입과 홍콩 정부의 폭력 진압 등 자치권 수준이 후퇴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중국은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이후 홍콩 관련 법을 직접 제정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전날 전인대 개막식에서는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을 처벌하고, 홍콩 시민을 대상으로 국가안보 교육을 강화하도록 하는 내용의 홍콩보안법 초안이 소개됐다.

홍콩보안법은 이번 전인대에서 전체 대표들이 표결로 통과시킨 후 이르면 다음 달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최종 입법과 홍콩의 실질적 헌법인 ‘기본법’ 삽입 절차를 거쳐 효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의회인 입법회를 거치지 않고 중국 전인대가 직접 홍콩보안법을 제정하는 것은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와 같은 혼란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는 중국 지도부의 강경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홍콩보안법을 강행하면 미국은 홍콩에 부여한 지위를 철회하거나 재평가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이 경우 무역과 기업활동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로이터는 중국의 대응과 관련, "중국 정부는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은 주권에 간섭하는 것으로 간주해 강력한 대응 조치를 하겠다고 위협해왔다"며 첨예한 갈등 가능성을 우려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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