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어 LG생건도 제쳤다…카카오의 이유있는 폭풍 성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5.25 14:42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언택트(Untact)’ 수혜 기업으로 부상한 카카오가 ‘파죽지세’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25일 카카오는 주식시장에서 나흘 연속 신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8위 기업인 LG생활건강을 넘어섰다. 카카오는 지난 22일 재계 2위 현대자동차를 누르고 시총 10위권에 진입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시가총액 순위 20위 권 밖이었던 카카오는 이날 오전 LG생건을 제치고 단숨에 8위까지 뛰어올랐다. 대부분의 제조기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다.

카카오는 올 1분기 연결기준 역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8684억 원, 영업이익은 882억 원이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카카오톡의 월사용 시간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월사용 시간은 지난 2월 4억300만 시간, 3월 4억3400만 시간, 4월 4억600만 시간으로, 3개월 연속 4억 시간을 넘었다.

카카오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두 개의 축은 커머스 사업과 콘텐츠 사업 등이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직접 매장을 찾아 상품을 구매하기보다는 카카오를 통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웹툰이나 게임 등 나 홀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카카오의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1분기 커머스를 포함한 카카오의 톡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77% 증가한 2247억 원을 기록했고, 콘텐츠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 증가한 4266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웹툰 등의 유료콘텐츠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0% 성장한 970억 원을 기록했다. 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 등 신사업부문 적자를 상당 부문 줄인 것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카카오페이가 포함된 신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8% 증가한 10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는 급성장하는 커머스와 금융, 콘텐츠를 기반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등 3개 자회사 상장 시점 역시 주목된다. 카카오가 이들 기업을 주식 시장에 상장할 경우, 그룹의 기업 가치 역시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각광받는 카카오는 자산 기준 재계 서열에서는 전통적인 제조 기업에 못 미치는 형국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자산 규모가 연결 기준으로 194조원에 달하는 재계 2위 기업이다. 카카오의 자산 가치는 8조원 정도다. 자산규모로 치면 현대차의 24분의 1에 불과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산업 전반의 지형도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기조 자체를 유연하게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지된 것 외에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규제의 틀을 바꿔야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기반 사회에서 IT(정보기술) 사회로의 변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코로나19가 이런 흐름을 더 앞당긴 상황"이라며 "카카오와 같은 IT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포스트 코로나를 선도하는 국가를 지향한다면 정부가 이들 기업과 더 많이 소통하고 전보다 더 과감하고 스마트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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