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다른 은행들 ‘고신용자 지원’ 1차 프로그램 한도 넉넉한데
우리은행은 재원소진 1등...일주일새 900건 추가승인
하나은행 2차 금융지원 ‘2.9%’ 파격 카드
저금리 기조에 2.9%보다 낮아질 가능성 커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체율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오히려 소상공인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에 대해 금리를 2%대로 낮췄으며, 우리은행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1등으로 대출상품 재원을 소진하며 코로나19 관련 위기극복에 앞장서고 있다.  


◇ 우리은행, 1차 프로그램 한도 소진 ‘1등’...타은행은 아직 ‘여유’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대출 상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차 소상공인 긴급대출에 대해 이달 15일 기준으로 1만6456건을 승인했다. 금액으로는 총 4151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당초 이달 15일 대출 신청 접수를 마감하려고 했지만,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지원액을 증액하면서 추가로 소상공인들에게 1차 긴급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22일 기준 1만7357건의 대출을 승인했다. 소상공인들에게 돌아간 대출금만 4364억원에 달한다. 일주일 새 승인건수는 900건 늘었고, 금액 기준으로는 200억원 급증했다.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대출.


우리은행의 이같은 행보는 다른 시중은행들의 1차 금융지원 프로그램 한도가 넉넉한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들은 1차 금융지원 프로그램 대출지원 한도를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설정했는데, 이 중 아직까지 절반도 채우지 못한 은행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대출지원 한도가 4000억원인데 반해 현재까지 진행된 대출승인액은 2000억원도 못 미치는 식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1차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을 취급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다른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채우지 못한 것은 등급 요건이 까다로운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차 대출의 경우 시중은행을 통한 대출은 1~3 신용등급의 고신용자만 가능해 대출 문턱이 다소 높은 편이다. 다시 말해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상품을 취급하려고 해도 고객들의 신용등급 요건이 맞지 않는다면 대출을 실행하는데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다만 우리은행의 경우 서울시 내에서도 다수의 구금고를 운영하고 있어 지점에 대한 고객들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이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회사 차원에서 영업점 성과평가지표(KPI)에 금융지원 가산점을 부여하는 식으로 직원들의 부담을 낮추고 코로나19 금융지원을 독려한 점도 긍정적이었다. 국내 한 금융권 관계자는 "1차 대출지원 프로그램은 어떤 차주가 오느냐에 따라 대출재원 소진 속도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며 "우리은행은 서울 구청 쪽에 영업점이 많아 구청에 상담을 받은 소상공인들이 자연스럽게 우리은행 지점에서 상담을 받는 식으로 이어질수 있다"고 말했다.


◇ 하나은행, 저신용자에도 ‘2.9%’ 파격금리


하나은행은 우리은행과 달리 대출재원 소진보다는 ‘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날(25일)부터 실시하는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에 대해 6월 말까지 대출을 받을 경우 최고 연 2.9%의 상한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다른 은행들이 2차 금융지원 대출에 대해 중신용 대출 기준 연 3~4%대의 금리를 적용한 점을 감안하면 하나은행의 행보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 나아가 최초 금리변동 주기 이후에는 기준금리의 변동분 만큼 대출금리가 변동돼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점도 눈길을 끈다. 한국은행이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추가적으로 대출금리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1차 대출한도가 3000만원인데 반해 2차 대출한도는 1000만원으로 낮은데다 이미 대출을 희망하는 소상공인들의 상당수가 1차 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했다는 점을 감안해 대출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풀이된다. 1차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은 2차 프로그램을 중복으로 지원할 수 없다. 이는 다시 말해 하나은행이 대출금리를 2.9%로 낮췄다고 해도 갑작스럽게 대출 수요가 몰려 향후 연체율 상승 등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저신용자가 금리 2.9% 수준으로 1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파격적이다"며 "하나은행 입장에서는 리스크 가능성과 대출 한도, 소상공인 수요 등을 모두 감안해 금리를 제시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주요 시중은행들은 소상공인 금융상품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리스크 관리에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조금씩 상승하는 등 특이사항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1, 2, 3월까지만 해도 연체율 등 각종 지표에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4월 들어서는 연체율이 소폭 상승했다"며 "그렇다고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줄일 수도 없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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