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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국내외 온도차가 극명하다. 국내에서는 연내 임상돌입을 목표로 긍정적인 개발 로드맵을 발표한 반면 해외에서는 연내 백신 개발 가능 확률이 절반으로 떨어졌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내년 하반기 중 국내 생산을 목표로 합성항원 백신, 핵산 백신 각 1건씩이 진행되고 있다.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항원에 감염되기 전에 미리 인위적으로 만든 항원을 주입해 몸에서 항체를 생산하도록 만든다. 이 중 중대본이 개발 중인 합성항원 백신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항원)의 일부 단백질만 선별해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합성한 백신이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가 기생할 사람 몸의 숙주 세포에 침입할 때 바이러스 표면에 위치한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한다. 핵산 백신(DNA 백신 또는 mRNA백신)은 항체를 잘 생성시키는 특정 항원(바이러스) 부위의 유전자를 주입한다. 보통 플라스미드를 활용해 DNA나 RNA와 같은 유전자를 전달하는데 이렇게 주입된 유전자는 항원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발현돼 우리 몸에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특히 핵산 백신은 합성항원 백신처럼 단백질을 만들어 주입할 필요가 없어 신속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또 매우 안전한 고분자 화합물로 열에 안정적이라 보관 및 운송이 편리한 점도 있다. 다만 현재까지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합성항원 백신, 핵산 백신 각각 1건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치료제도 금년 내 임상 적용을 목표로 혈장치료제라든지 항체치료제 등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가 월 초 백신 후보물질 3종을 올해 중으로 임상시험을 개시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백신을 생산하겠다고 밝힌 것에 따른 보다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 된 것이다.
해외에서도 백신개발 경쟁이 뜨겁다. 미국에서는 올해 말까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10만명 이상의 지원자를 모아 대대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천웨이 군사의학연구원 소장이 이끄는 연구진이 자신들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1차 임상시험에서 안정성·면역원성(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항원의 능력) 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중 세계 최대규모로 백신 임상에 들어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앞서 목표한 오는 9월 백신 개발 확률이 50%로 떨어졌다고 비관적인 전망도 제기됐다.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 책임자인 에이드리언 힐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실험이 성공할 확률이 이제 50%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힐 교수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점 줄어들며 임상시험 대상자들이 줄어들어 백신 효과를 입증하기 어려워진 것을 낙관할 수 없는 이유로 꼽았다. 앞서 힐 교수팀은 올해 초만 해도 9월까지 백신을 개발할 가능성이 80% 정도라고 내다봤다.
실제 최근 임상시험 결과 모든 참가자에게서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힌 미국 바이오 기업 모더나 역시 아직 유효성을 판단할만한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이 중화항체를 형성한다고 해도 1차 임상 때처럼 45명 중 8명 식으로 일부에게서만 형성되거나, 중화항체가 형성된다고 해도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경영진들이 주가가 급등한 시점에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백악관으로 이직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성과를 과장해서 돈을 버는 ‘머니게임’이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 되고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는 8종, 전임상시험(동물실험)단계는 11개다.
[에너지경제신문 이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