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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날 이 부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두고 불거진 각종 불법 의혹과 그룹 미래전략실 등과 주고받은 지시·보고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8시께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의 검찰 출석은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돼 조사받은 이후 3년 3개월만이다.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 등 일련의 과정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비율이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산정돼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고 의심한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지분 23.2%만 보유하고 있었는데,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를 떨어뜨려 무리한 합병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 측은 가치를 고의로 조작한 적이 없고, ‘승계 프레임’도 검찰의 확대 해석이라고 줄곧 주장해왔다. 이번 수사는 애초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고발 당시만 해도 경영권 승계 관련 내용은 없었지만, 검찰이 분식회계 의혹을 승계 프레임으로 변형시켰다는 게 삼성의 주장이다. 또한 삼성 측은 바이오산업의 성장성을 고려해 이를 회계 장부에 반영한 것이어서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렸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밖에 검찰은 삼성 측이 삼성물산의 수주 사실을 합병 이후에 공개하는 등 일부러 주가를 떨어뜨렸다고 보고 있지만, 삼성 측은 시세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1년 6개월간 진행된 삼성 관련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검찰은 2018년 11월 증선위에서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분식회계의 동기에 해당하는 그룹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올해 들어서는 옛 미래전략실과 통합 삼성물산 등 계열사 전·현직 고위 임원들을 수 차례씩 불러 의사 결정 경로를 살폈다. 검찰은 조만간 이들의 법적 책임과 가담 정도를 따져 구속 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이 부회장의 검찰 소환은 앞서 ‘4세 경영 포기’ 선언 이후 20일만에 이뤄졌다. 대국민 사과는 이번 수사와는 별개로, ‘국정농단’ 의혹 파기환송심 재판과 관련돼 있다.

한편 검찰은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이 부회장의 이날 조사 후 귀가 시간을 사전에 알리지 않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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