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문화공원으로 탈바꿈 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5.28 15:40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서울시가 종로구 송현동에 공터로 있는 대한항공 부지를 도시계획시설상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사진=서울시)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서울 종로구 송현동의 대한항공 부지가 문화공원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현재 공터로 남아 있는 대한항공 부지를 도시계획시설상 문화공원으로 바꾸기 위해 지난 27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 자문을 상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결정안은 현재 북촌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해당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았다.

시에 따르면 도건위는 "공적 활용을 위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 공원 결정 및 매입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며 "다만 공원 조성은 역사를 반영하므로 많은 시민과 함께 충분히 논의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시는 자문 의견을 반영해 6월 중 열람공고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한 뒤 올해 안에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3만7000여㎡에 이르는 이 부지는 옛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였다가 약 20년간 방치됐으며 현 가치는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대한항공은 2008년 경복궁 근처의 이 땅을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사들인 뒤 호텔 등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학교 3개가 인접해 있는 등의 여건 때문에 계획이 무산됐다. 서울시는 이 땅을 매입해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대한항공과 협상을 이어왔으나 최근 대한항공의 경영이 악화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부지 매각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부지를 빨리 매각해 자금을 확보해야 하지만 서울시가 공원 지정을 앞둔 부지를 최소 5000억원을 주고 매입할 지는 의문이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매입가를 2000억원 미만으로 책정하고 있으며, 매입 대금 지급도 거래 시점이 아닌 자체 감정 평가와 예산 확보 등을 거쳐 약 2년 후를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대한항공이 이 땅을 제삼자에게 팔 경우 이를 재매입해서라도 공원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 계획대로 송현동 부지를 도시계획 시설상 문화공원으로 지정하면 민간이 이 땅을 매입해도 다른 개발로 수익을 내기는 어려워진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이 같은 공원 지정이 ‘땅값 미리 낮추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감정평가 시 도시계획시설 결정 전의 가치로 평가된다며 해당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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