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국경조정에 적극적 대응 필요…게임체인저 돼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5.29 09:58

기후변화센터, EU 탄소국경조정 관련 이해관계자 1차 간담회 개최

기후변화센터

▲5월 27일 열린 ‘EU 탄소국경조정에 관한 이해관계자 1차 간담회’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최윤지 기자] "EU(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이 WTO(세계무역기구) 규정에 합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탄소국경조정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준비와 대응 여하에 따라 우리가 게임체인저(판도를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가 될 수도 있다."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5월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EU 탄소국경조정 관련 이해관계자 1차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5월 28일 밝혔다.

기후변화센터는 7월 1일 예정된 EU와의 ‘탄소국경조정에 관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가상 타운홀 미팅’을 앞두고 국내 주요 협회와 기업인,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등 50여 명과 향후 가상 타운홀 미팅을 준비하고자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EU 탄소국경조정에 관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가상 타운홀 미팅은 벨기에 소재 비영리단체 ERCST(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전환에 관한 유럽 라운드 테이블)가 독일, 프랑스 등 EU 회원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G20(주요 20개국)과 칠레, 남아공 등 EU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탄소국경조정 설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사업이다. 기후변화센터는 ERCST의 한국 대표 파트너로 협력한다.

간담회는 △사업 추진 배경과내용 소개(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유럽 그린딜, 기후법과 탄소국경조정(안드레이 마쿠 ERCST 대표이사) △유럽 그린딜과 탄소국경조정(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질의응답과 패널 토론(지정·임의) 순으로 진행됐다.

안드레이 마쿠 대표이사는 화상 발표를 통해 "유럽 그린딜은 새로운 성장전략"이라며 "탄소국경조정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탄소국경조정 설계 과정에 무역 파트너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탄소국경조정은 WTO(세계무역기구)와 국제 기후레짐(이념·가치), 국제법과의 합치 여부와 함께 신흥 경제국의 저탄소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탄소국경조정에 대해 설명하며 탄소국경조정이 보호무역주의가 되지 않기 위한 설계조건으로 ‘단순함’과 ‘투명성’ 두 가지를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순수출국으로 EU 탄소국경조정의 영향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특히 제조업(수송 장비, 전자 장비 순)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EU 탄소국경조정과 한국형 그린 뉴딜을 함께 고려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경기 대응과 지속가능성 투자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하나 세종대 교수는 "EU의 탄소국경조정이 WTO 규정에 합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연구는 일관적으로 제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한다"며 "이런 분야에 대해서는 활발한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경 명지대 교수는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제20조에 따라 탄소국경조정이 정당화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준비와 대응 여하에 따라 우리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며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센터는 간담회 종료 후 참가자와 산업계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오는 6월 16일 2차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후 두 차례 간담회 내용을 바탕으로 7월 1일 EU 이해관계자와의 가상 타운홀 미팅을 통해 EU 탄소국경조정 도입에 대한 우리 측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는 "탄소국경조정 실현 여부에 대해 찬반 의견이 있지만 우리는 탄소국경조정에 대해 선제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이미 2015년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는 등 노력해왔다"며 "이런 우리의 노력과 메시지를 EU에 전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녹색보호주의, 유럽 주도 시스템 설계 등 우리의 우려 사항을 전달해 EU가 균형 잡힌 시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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