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자금이 증시나 부동산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3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는 올해 3월 말 현재 1106조3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부동자금은 지난해 11월 1010조7030억원으로 1000조원을 넘어선 뒤 3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매달 불어나고 있다.다.
특히 금리 인하와 함께 부동자금의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부동자금은 지난해 11월 32조7000억원 증가했고, 12월에는 34조8000억원 늘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면서 2월에는 47조원으로 커졌다. 한 달 증가폭이 40조원을 넘은 것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부동자금이 불어난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전후해 시장금리가 낮아지고 채권을 뺀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자금이 시중을 떠도는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은이 집계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은행권의 잔액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3월 2.02% 이후 꾸준히 하락해 지난달에는 1.57%로 1.5%대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이달 2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5%로 인하하면서 유동성은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자금은 한동안 부동산 시장보다는 증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최근 코스피가 2000선 고지를 되찾으면서 증시에 서서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인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28일 현재 44조5794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인 지난해 말(27조3384억원)보다 63.1% 급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이달 18일(10조783억원)에 3월 이후 두 달여 만에 10조원대로 올라섰다.
다만 향후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경우 부동산 시장에도 돈이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부동산은 하락 사이클에 있지만 앞으로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소식과 함께 경기, 물가가 회복될 조짐을 보일 경우 부동산 투자도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