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올 전기차 판매 170만대로 전년比 18%↓…리튬 수요 5% 하향

리튬산업 1년 이상 침체기 장기화 전망에 업계 생산 감축 자산 매각 등 추진

전문가 "리튬 2022년 이후 상승, 전기차도 2023년 540만대로"

호주 필바라 필간구라 광산(사진=포스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원료로 꼽히는 리튬 산업도 안개 속에 빠졌다. 당초 전기차시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리튬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반대의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22년부터 리튬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 역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 1년 사이에 리튬가격 거의 반토막…시황악화로 공급과잉 지속 전망

29일 미국소재 금융 리서치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 수요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무려 15% 가량 뛸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수요가 5% 하락할 것으로 하향 조정됐다. 시장조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는 올해 글로벌 리튬생산량이 32만 4000톤에 이르는 반면 수요는 31만 5000톤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면서 리튬의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튬 산업이 암울할 것이란 전망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부진한 데다 글로벌 완성차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등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전기차 업계가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4월 국내외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37만9093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8% 급감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는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주요 원료인 리튬 수요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에너지조사업체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올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가 170만대로 전년 대비 18%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앞서 BNEF는 전 세계에서 전년대비 20% 증가한 250만대의 전기차가 판매돼 약 1000만대가 전 세계 도로 위를 달릴 것으로 올해 초 예상한 바 있다.

세스 골드스틴 리튬시장 애널리스트는 "전염병 대유행으로 전기차 산업이 하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덩달아 떨어지자 내연기관차의 선호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전기차와 원재료인 리튬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들이 맞물리자 전문가들은 침체기가 최소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리튬 메이저 생산업체들은 시황 악화로 생산량 감축, 생산시설 확장 지연, 자산 매각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원자재 전문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미국 앨버말은 최근 리튬 생산국인 호주에서 7만 5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가진 공장건설을 지연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켄트 마스터스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이 회복되면서 리튬에 대한 수요를 재평가하는 날이 오기 전까지 프로젝트를 지연시켜 현금흐름을 보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앨버말은 또한 올해 예산을 전체의 15% 수준인 1억 5000만 달러 가량 감축할 계획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생산규모를 자랑하는 칠레의 SQM 역시 시설확장 계획을 내년으로 연기시켰고 중국의 티엔치리튬은 지분 6%를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티엔치리튬은 지난 2년 동안 해외 리튬생산업체 지분 인수 등에 나섰지만 시황악화로 부채가 급증하자 이를 충당하기 위해 지분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다른 원자재 생산업체인 아이언릿지 리소시스도 가나에서 추진 중인 사업매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빈센트 마스콜로 CEO는 "우리는 현재 리튬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싶지 않다"며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많이 식어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리튬 개발을 위해 자금조달을 희망 하는 업체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탄산리튬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1kg당 35.5 위안으로, 작년 5월 29일(66.5 위안) 대비 약 46.6% 가량 빠졌다.

자료=한국광물자원공사



◇ 전기차 대중화 전망으로 리튬가격, 2023년부터 반등 가능성


이렇듯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물론 리튬 산업마저도 침체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2022년 이후 리튬가격이 반등할 것으로전망했다. 향후 몇 년 동안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는 한편 광산업체들이 과잉공급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면서 결국 수요가 공급을 웃돌게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BMI에서 따르면 2023년부터 리튬의 공급대란이 다가올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BMI는 2023년 리튬 글로벌 공급량이 57만 2000톤에 달할 것으로 과거에 전망한 바 있지만 이를 54만 3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한 결과로 리튬 공급이 약 8000톤 부족할 것으로 추산됐다. 업체는 또한 2023년 이후 리튬 공급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이몬 무어스 BMI의 상무이사는 "수요가 회복되어도 공급측면에서 충분히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배터리 가격의 하락세, 전기차 모델의 다양화, 그리고 탈(脫)탄소를 요구하는 각국 정책들이 맞물리면서 전기차 대중화가 도래한다는 분석이다.

BNEF는 전기차 모델이 2020년 170만대에서 2023년 약 540만대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간 전 세계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서 7%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BNEF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판매량은 2025년과 2040년에 각각 850만대, 5400만대로 급증해 전 세계 판매의 58%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페드로 팔란드라니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전기차 대중화라는 방향에 구조적인 변화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서업체 IHS 마킷의 데빈 린드세이 애널리스트 역시 "시장에 선보이는 자동차 모델에서 전기차 비중이 높아질 경우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변화가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세계 최대 완성차업체인 독일의 폭스바겐은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2025년까지 연간 150만대 전기차를 판매하고 2050년까지 완전한 탄소중립의 실현을 목표로 삼고 있다.

BMW 역시 내년부터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모델을 최대 50%까지 단종할 예정이다. 대신 2023년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합한 전동화 모델을 총 25종 출시한다. 이 25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순수전기차(BEV)로 구성한다.

아울러 영국 정부는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금지하고 프랑스의 경우에도 040년까지 가솔린 및 디젤차 판매 중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완성차 업체뿐만이 아닌 각국 정부에서 내연기관차 퇴출에 합류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전기차 대중화가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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