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R 막힌 금융지주…外人 투자 유치 '비대면'으로 '안간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6.01 15:38

코로나19 3개월간 주요 금융지주 외국인 투자자 2%p 이상↓

배당금 지급 금지 권고 등에 부담 가중

금융사들, 컨퍼런스 콜 등 열며 투자 유치 노력 계속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투자설명회(IR)가 모두 중단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후 국내 금융지주사의 외국인 투자자 비율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컨퍼런스콜 등 비대면 수단을 활용하면서 외국인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들의 외국인 투자자 비율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3개월 이후 2%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주요 금융지주사 외국인 투자자 비율을 보면 지난달 29일 기준 신한금융지주의 외국인 투자자 비율은 62.72%로, 코로나19가 본격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2월 말(28일)의 65.33%보다 2.61%포인트 낮아졌다. KB금융지주의 외국인 투자자 비율도 지난 2월 말 67.11%에서 지난달 말 64.58%로 2.53%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 투자자 비율은 67.69%에서 65.31%로 2.38%포인트, 우리금융지주는 29.54%에서 27.42%로 2.12%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간 영향이 컸다. 여기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금융지주사의 해외 IR은 모두 막힌 상태다. 대면 접촉을 꺼리는 데다 국가간 이동도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들은 보통 상반기에 해외 IR 담당자는 물론 금융지주 회장들이 나서 해외 주요국을 직접 돌며 IR을 개최하고 투자를 호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해외 IR 개최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해외 국가간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IR은 물론이고 해외 출장 일정 또한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금융당국이 금융사에 배당금 지급 금지 등을 요청하면서 외국인들의 투자 유인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월 위기대응 총괄회의에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금융사에 배당금 지금, 자사주 매입, 성과급 지급 중단 등을 권고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의 경우 과도한 규제 등에 따라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은 매번 지적받는 부분"이라며 "배당금 계획이 나온 게 없어 실제 올해 배당금이 줄어들 지는 알 수 없지만, 금융당국의 공개적인 권고에 부담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은 해외 IR이 막힌 현재 상황에서도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며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IR을 개최해 직접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IR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지만 올해는 컨퍼런스 콜 형태로만 진행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컨퍼런스 콜은 기관투자가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상대로 자사 실적과 향후 전망 등을 설명하기 위해 여는 전화회의를 말한다.

또 다른 금융지주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의 현재 실적과 준비 과정, 보완점 등을 직접 만나서 설명하는 게 IR인데, 지금은 직접 만나서 설명하지는 못하더라도 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활동은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기관에서 투자를 하기 걱정되는 부분 등을 물어보면 직접 대답을 해주거나 자료를 제공하는 식으로 투자 유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외 IR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도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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