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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 대만·홍콩 문제에 이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소집까지 확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간의 갈등 속에 전방위 중국 압박에 나선 가운데 이번엔 G7 확대 정상회의를 고리로 중국 포위망 구축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G7이 구식이라며 확대 개편 구상을 피력했다. 하지만 기존 회원국에서 러시아 참여에 강한 거부감을 표출함으로써 진통이 예상된다.


◇ 美 G7 참여국 확대 통해 ‘국제질서 새판짜기·반중 전선’ 구축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올해 G7 정상회의에 한국, 호주, 러시아, 인도를 추가해 11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회의를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시기는 9월 열리는 뉴욕 유엔총회 전후로 제시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 대선이 있는 11월 이후에 개최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또 지난 1일에는 한국과 러시아 정상과 직접 통화하며 이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최고의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을 말한다. G7은 매년 돌아가면서 맡는 의장국이 정상회의에 비회원국을 초청할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초청 발언도 이 연장 선상에서 이뤄진 것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G7 확대 필요성을 거론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다. 구식의 국가그룹으로 불리는 기존 G7 체제를 대체하는 국제질서 새판짜기를 구상하고 정상회의 참가국을 확대해 중국을 견제하고 고립시키기 위한 국제적 반중 전선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월 1단계 무역합의 타결로 휴전한 미중 관계는 코로나19 확산 책임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놓고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오는 11월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추진 등 강수를 계속 두며 전방위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앨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소통국장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미래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전통적 동맹국과 코로나19로 영향받은 국가들을 데려오길 원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중국발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국가까지 불러 중국 문제를 다루겠다는 말로, G7 확대 회의에서는 중국 견제를 위해 참가국의 협력을 요청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미국과 중국 어느 쪽도 거리를 둘 수 없는 한국으로선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하고, G7을 넘어서 미국 중심의 새로운 선진국 클럽 창설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점도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유럽 주요국과 무역, 안보 등에서 잇단 파열음으로 관계가 소원해졌지만 반대로 미국과 좀더 끈끈한 관계라고 볼 수 있는 한국과 호주를 포함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또 인도의 경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국가이고,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G8으로 받아들이길 요구해온 나라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G7에 4개국을 추가해 G11 구조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분명하고 기존 G7 회원국의 동의를 얻는다면 현재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최고 선진국 클럽에 들어가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우)(사진=연합)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15분간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며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통화 때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를 G11이나 G12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의견을 물었고, 문 대통령은 "G7 체제는 전 세계적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고 화답했다. G12은 브라질까지 포함한 개념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G7 확대 회의가 대(對)중국 견제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경제위기 극복에 부담이 되는 만큼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깨고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즉각 응답했다. 이는 개방·투명·민주라는 3원칙을 바탕으로 ‘K방역’이라는 성과를 거둔 데 이어 경제위기 대응, 나아가 전 세계의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선도해 또 한 번 한국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미국 측의 요청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국제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문제 등을 논의했다.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10개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감산 협정 이행과 관련한 국제원유 시장 상황도 논의했다.

호주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공식 초정에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 G7 확대에 반발하는 기존 회원국


그러나 확대 개편은 기존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라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 기존 G7 회원국 내에선 러시아 참여에 대한 거부감이 큰 때문이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인 1991년부터 준회원처럼 참여하다 1997년 정식 참여하면서 G7이 G8으로 확대됐지만 2014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외됐다. 이후 G8은 G7으로 환원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줄기찬 요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러시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G7 회원국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장 영국과 캐나다는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G7 의장국이 게스트로 다른 나라 지도자를 초청하는 것은 관례"라면서도 "우리는 러시아가 G7 멤버로 다시 들어오는 것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정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G7 복귀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러시아가 올 경우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회의 전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에둘러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G7은 많은 것을 공유하는 동맹, 친구들과 함께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곳이었다. 이것이 내가 계속 보길 희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G7 확대를 원하지 않는다는 말로 들린다.

한국의 경우도 한일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일본의 동의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렘린궁이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과 통화 사실을 전하면서 G7 정상회의 구상을 알렸다고만 소개하는데 그치고 상세한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것도 이런 기류가 반영된 결과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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