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15% 하락·식료품 가격은 상승…재난지원금 효과
7월엔 석유류 물가상승 주도…교육·수요감소는 하락 요인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이 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를 기록하면서 5월에 기록한 마이너스 물가 행진이 멈췄다.
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년=100)로 지난해 6월과 동일했다. 농·축·수산물(4.6%)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0.35%포인트 끌어올렸지만, 석유류(-15.4%)와 공공서비스(-2.0%) 가격 하락이 전체 물가를 각각 0.68%포인트, 0.28%포인트 끌어내렸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생활방역 전환 등으로 수요가 늘어난 축산물 가격이 10.5% 상승한 영향이 컸다. 반면 석유류를 비롯한 공업제품 가격은 1.4% 하락했다. 서비스 중 개인서비스는 1.0%, 집세는 0.2% 각각 올랐다.
통계청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축산물 중 돼지고기(16.4%), 국산 쇠고기(10.5%)가 많이 올랐고 내구재 중에 소파(12.1%), 식탁(10.8%) 등 가구 물가가 올랐는데 재난지원금 효과로 본다"면서 "다만 6월 물가 전체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재난지원금 영향으로 음식·숙박업 생산이 14.4% 증가했는데 이번에 외식 물가 상승률은 0.6%에 그쳤다"며 "물가는 산업활동동향보다 후행지표라 재난지원금 효과가 조금 더 늦게 반영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2%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중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3% 내렸다.
마스크 가격은 안정세를 이어갔다. KF94 마스크의 경우 오프라인은 1600원대, 온라인은 한달 전(2700원)보다 가격이 크게 내린 2100원대였다. 비말차단 마스크는 6월 셋째 주부터 온라인 가격을 조사한 결과 500∼1000원에 팔리고 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로 올라섰지만, 코로나19 여파로 4월(0.1%)에 다시 0%대로 떨어진 뒤 5월에는 마이너스(-0.3%)로 더 내려갔다. 지난해 9월(-0.4%)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이었다.
통계청은 저물가가 지속할지에 대해 7월에는 물가 상승·하락요인이 함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심의관은 "6월까지 오른 국제유가가 7월 물가에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이 상승할 것 같고, 소매판매가 조금 살아나고 서비스업 생산이 늘어나며 수요 증가가 일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물가 상승 요인"이라며 "하락 요인은 교육부문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으로 인한 수요 감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