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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셧다운과 구조조정 책임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넘어 폭로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양측을 만나 M&A 성사를 당부하고 나서 향후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노조를 통해 제주항공이 셧다운과 구조조정을 지시한 사실이 공개되며 직장인 익명게시판 애플리케이션(앱)인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제주항공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블라인드에는 "제주항공이 말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다른 회사를 없애는 것이었냐. 너무 악의적이다" "이스타포트, 수습, 인턴까지 다 자르고 셧다운까지 시켰으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인수 무산되면 제주 역시 계약금 등의 명목으로 200억∼300억원의 손실이 나는데 망하라는 심보로 그 돈을 낼 회사가 어디 있느냐"는 반박 글이 게시되는 등 제주항공 대 나머지 항공사 직원의 구도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당초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책임을 놓고 입장차를 보이던 이스타항공 노사는 최근 제주항공의 ‘최후통첩’을 계기로 합심한 모양새다.

특히 노조는 3월 말 ‘셧다운’을 앞두고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에게 "셧다운을 하고 희망퇴직을 들어가야 한다. 그게 관(官)으로 가도 유리하다"고 말한 전화 통화 내용을 확보하고 투쟁 방향을 틀었다.

조종사노조는 전날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위해 이스타항공을 파산으로 내몰았다"며 제주항공을 규탄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체불임금 지급을 우려하는 최 대표에게 "딜 클로징(종료)을 빨리 끝내자. 그럼 그거(미지급)는 우리가 할 것"이라며 "미지급한 것 중 제일 우선순위는 임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이 같은 쟁점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며 다음주 화요일(7일)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대화 내용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노조의 주장은 녹취록의 일부만 공개해서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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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권.(사진=연합)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구조조정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폭로전 양상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일단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6일 유야무야됐던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6일 다시 소집할 예정이지만 제주항공은 여전히 신규 이사·감사 후보 명단을 제공할 계획이 없어 또다시 주총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양사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상직 의원을 차례로 만나 M&A 성사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져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전날 면담을 통해 M&A 진행 경과와 입장을 듣고,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 각 당사자가 명확하고 수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대승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양사의 M&A가 무산되면 당초 정부가 제주항공에 지원하려고 했던 1700억원의 지급도 취소될 전망이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체불 임금 문제가 해결돼야 M&A가 종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런 것들이 종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 금융이 지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수 포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던 제주항공과 애경그룹의 입장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제주항공이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10일(10영업일) 내에 선결 조건을 다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면서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계약 파기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제주항공의 요구에 따라 이스타항공이 기한 내에 해결해야 하는 금액이 800억∼1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돈줄이 꽉 막힌 이스타항공이 사실상 이행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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