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박지원, 2000년 남북정상회담 성사 주도
'베테랑 대북 전문가' 서훈 국가안보실장 발탁
이인영 통일부 장관 합류로 안보라인 무게감↑
"트럼프, 11월 대선전 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
북한 묵묵부답 속 새 돌파구 마련 주목

한 자리에 모인 남북미 정상 (사진=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통일외교안보 라인에 남북대화의 주역들을 전면에 앞세우면서 남북, 북미 관계 교착 국면에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미국 내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 이벤트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박지원-서훈-이인영...대북통 '앞으로'

4일 국회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전날 통일외교안보 라인에 기용한 인사들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물밑에서 성사시킨 주역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가정보원장에 내정된 박지원 전 의원은 문화관광부 장관이던 2000년 4월 남한 측 밀사로서 중국에서 북한 측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 부위원장과 비밀협상을 벌여 역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이끌어냈다. 
    
당시 정상회담 준비단 소속으로 박 내정자와 함께 비밀 협상에 참여한 인물이 서훈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다.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두 차례 면담으로 북한 내 박 전 의원의 위상은 탄탄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의원은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대북송금 특검으로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북한에 4억5000만 달러를 불법 송금한 것 등이 문제가 돼 옥고를 치렀지만, 2007년 김 전 대통령이 부인 고 이희호 여사와 금강산 방문에 동행하는 등 남북 소통의 창구 역할을 했다.

특히 박 내정자는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문 대통령과 맞붙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등 껄끄러운 관계였다는 점에서 깜짝 발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훈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베테랑 대북 전문가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의 정세 변화를 물밑에서 이끌며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첫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기여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내정자는 1980년대 학생 운동권 출신을 뜻하는 86그룹의 상징이자 선두주자인데다 그간 북한 문제, 대북 정책 등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인영 의원을 남북관계 주무 부처인 통일부에 배치해 무게감을 높였다.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임명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장기적인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출범을 주도하는 등 잦은 교류를 통해 북한이 가장 신뢰하는 남측 인사이다. 


◇ 대선 앞둔 트럼프, 북미대화 추진할까

이렇듯 문 대통령이 남북 대화의 주역들을 전면으로 앞세우면서 남북미 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 이벤트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실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뉴욕 외신기자협회 회견에서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말에 10월 서프라이즈를 거론하며 "대통령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느낀다면 그의 친구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또다른 회담이 상황을 뒤집어 놓을 어떤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10월의 서프라이즈'란 역대 미국 대선에서 선거전 막판에 유권자의 표심과 판세에 영향을 주려고 야심차게 준비한 대형 반전 이벤트를 말한다.

볼턴 전 보좌관의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선거전에서 북한을 회심의 카드로 뽑아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근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열세를 보이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공동으로 개최한 한반도 관련 세미나에서도 '10월의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제기됐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영변 폐쇄와 일부 대북 제재 해제를 교환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북한과 합의를 반대한 유일한 인물인 볼턴 전 보좌관이 현재 백악관에 없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추진에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남북미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과감하고 창의적인 자세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간 정부는 남북미 대화 교착 국면에서 미국과의 조율에만 얽매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모두 최근 남북미 대화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만큼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대북 베테랑을 필두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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