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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미 코니아일랜드로 몰린 인파(사진=AP/연합) |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00만명을 넘어서면서 경제활동 재개가 섣부른 판단이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통계 집계 사이트 월드오미터는 6일(현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환자 수를 300만7237명으로 집계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13만2704명이었다.
환자 수 300만명은 단일 국가에서 나온 코로나19 감염자로는 가장 많은 것이자, 미 인구조사국이 추정하는 미국 전체 인구(약 3억2900만명)의 약 1%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지난 1월 20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지 168일 만에 환자 수가 300만명을 넘기게 됐다.
첫 환자 발생 뒤 100만명(4월 27일)을 넘길 때까지는 석 달 남짓이 걸렸으나 이후 40여 일 만에 200만명(6월 7일)을 넘었고, 다시 약 한달 만에 100만명이 추가됐다.
스콧 고틀립 전(前)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지난 5일 CBS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뉴욕 대량발병 때 있었던 이 전염병의 정점에 되돌아와 있다"고 진단했다.
너무 일찍 경제 재개에 나서면서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했다는 탄식도 지역의 선출직 지도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케이트 가예고 시장은 5일 "우리는 너무 일찍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다시 들불처럼 번지자 일부 주·카운티·시에서는 경제 재가동 계획을 중단하거나 영업을 재개한 점포를 다시 폐쇄하는 등 재개를 되돌리는 중이다.
코로나19의 미국 내 새로운 확산지로 떠오른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이날부터 식당·체육관을 문 닫기로 했다.
칼로스 히메네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이날 식당과 체육관, 피트니스센터, 연회 시설, 파티장, 단기 임대시설 등이 8일부터 문을 닫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코로나19 양성 판정 비율이 치솟고 입원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경제 재개를 계속해서 뒤로 되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의 조치는 플로리다주에서 사흘 연속 1만명이 넘는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가 확산하는데도 주지사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텍사스주 일부 병원은 이미 병실과 중환자실(ICU)이 포화 상태가 됐다고 선언하는 등 병원의 수용능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선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를 맞아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해변을 폐쇄하고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했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하지 않은 채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서 독립기념일 전야 행사를 하고, 독립기념일 당일에는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 일대에서 '2020 미국에 대한 경례' 행사를 열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이끄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지난달 30일 상원 청문회에서 "지금 상황을 되돌리지 못하면 하루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10만명까지 올라가도 난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