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올들어 국내주식형펀드 10조원 이탈
개인들 국내 증시 40조어치 순매수
펀드보다 ‘개별종목’ 수익률 측면서 유리
잇단 사모펀드 사고로 펀드 신뢰도 저하

(사진=연합)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 개별 종목을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40조원에 달하는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약 10조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과거와 달리 상장지수펀드(ETF), 해외주식 등 개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수단들이 많아진데다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 옵티머스 사태 등 사모펀드 시장에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면서 펀드에 대한 불신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올해 들어 9조3283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최근 3개월 동안에도 10조389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월 19일 1457.64까지 급락한 코스피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면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3977억원이, 최근 3개월 기준으로는 1493억원의 자금이 신규로 유입됐다.

이처럼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것과 달리 국내 증시에서는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개인들은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32조1816억원)과 코스닥시장(7조9102억원)을 합해 40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조4030억원, 13조72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운 것과 대조적이다.

(주: 국내 주식형 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 0.24%)(자료=에프앤가이드)


개인투자자들이 펀드보다 ‘개별종목’에 집중하는 것은 수익률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0.24%에 그친 반면 이 기간 카카오의 주가는 100% 넘게 급등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1월 2일 54만1000원에서 이달 현재 96만원으로 77% 상승했다.

최근 SK바이오팜의 열풍으로 인해 공모주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수익률 측면에서는 공모주 펀드보다는 공모주 직접투자가 더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기업인수목적회사를 제외하고 공모주 청약을 거쳐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새로 상장된 기업 16곳의 7일 종가와 공모가를 비교한 결과 주가가 평균 68% 급등했다. 반면 올해 들어 국내에 설정된 공모주 펀드 110개의 수익률은 3.51%에 그쳤다. 공모주 펀드라고 해도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채권에 투자하는 탓에 수익률 측면에서는 부진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국내 한 운용사 관계자는 "IPO(기업공개)가 항상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펀드 내 공모주 비중을 항상 높게 유지할 수 없다"며 "IPO가 있더라도 배정 받는 물량은 제한적이므로 공모주펀드라고 해도 채권혼합형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등 최근 사모펀드에서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약해진 점도 펀드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또 과거와 달리 해외주식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수익률이 낮은 펀드보다는 직접 국내나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이 많아진 점도 이같은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 수익률이 저조한데도 운용사가 수수료를 떼가다보니 개인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보다는 수익률 영향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ETF나 리츠, 해외직구 등 펀드가 아니어도 개인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대안들이 많아졌다"며 "주식형 펀드에 세제 혜택 등을 부여하지 않는다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자꾸만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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