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REC 가격 3년새 75% 폭락... 송배전망 설비 턱없이 부족

대기업·공기업에 일감 쏠림도...발전사업자들 "줄도산 우려"

(사진=이미지투데이)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태양광의 인프라 투자 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태양광 사업이 고비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을 탈원전·탈석탄의 주요 대안으로 삼아 관련 산업을 키우겠다는 정부 전략에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이 실효성 문제로 또다시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2034년까지 원자력과 석탄화력발전소를 절반 가까이 줄이기로 했다. 대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 또는 대체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 보급 계통연계 부진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가격 하락 등으로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이 차질을 빚고 있다.

REC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만든 전력을 발전소 등에 판매할 수 있는 인증서다.

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REC 현물시장 평균거래가격은 4만429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 7만5218원과 비교해 40% 가까이 폭락한 가격이다. REC는 태양광과 수력, 풍력, 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했다는 증명서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RPS)가 있는 발전소에 이를 매도하거나 전력거래소에서 주식처럼 매매 가능하다. 태양광발전 단가는 전력도매시장가격(SMP)과 REC를 합한 값이다. REC가 가파르게 하락하다 보니 태양광 사업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수익금(SMP+REC)으로는 원금 투자 회수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SMP도 불안하다. 한전에서 20년 고정가격(SMP+REC)제도를 도입했지만 태양광발전 단가는 상시 변동적이어서 어느 순간 하락할 수도 있다. 적자에 허덕이는 한전이 언제까지 고단가에 사줄지 장담할 수 없다. 이는 태양광 업계 동반 침체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태양광업계는 그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에 따라 민간사업자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REC 가격이 폭락,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 측은 "REC의 가격이 최근 3년 만에 75% 이상 폭락해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REC 문제를 해결할 대책을 반영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 계통연계 안돼 사업자 3분의 1 발전 ‘먹통’


민간 태양광 사업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계통연계(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서 일반 가정 등 소비자에 전달하는 체계)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전국에서 지난 2016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태양광 발전 계통 연계를 신청한 용량은 14기가와트(GW)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4.6GW가 여전히 접속 대기 상태다. 한마디로 태양광 발전에 뛰어든 사업자의 3분의 1이 아직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단 뜻이다. 송배전망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전은 지난 3월부터 배전선로 접속 용량을 20% 늘렸다. 쉽게 말해 기존엔 1개 선로에 10메가와트(MW) 태양광 설비를 물릴 수 있었다면 이제 12MW까지 연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송배전설비를 더 빨리 짓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2034년까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78.1GW까지 계속 늘리겠단 계획이다. 비중으로 보면 현재 15%에서 40%까지 늘어난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로 끌어올리겠다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보다 한발 나아간 것이다. 송배전 설비 확충 비용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래통합당 한무경 의원실이 한전전력연구원에서 제출받은 보고서를 보면 2031년까지 배전선로를 신설하는데 드는 돈은 2조1869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송전선로, 변전소 신설까지 더하면 비용은 훨씬 더 늘어날 전망이다.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려온 한전에 송배전 설비 확충 비용이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전전력연구원도 보고서에서 "배전선로 신설은 어려운 회사 재무여건에서 투자비가 지속 증가하는 부담이 따른다"고 밝혔다. 한무경 의원은 "태양광 발전 확대에만 급급했지 인프라 구축이나 경제성은 따져보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에 힘입어 영호남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서고 있다. 많은 사업자들이 몰리는 전라도와 경상도 일대에 유독 접속 지연이 집중된다. 하지만 인프라가 받쳐주지 않자 무한 대기의 악순환은 계속되는 것이다

한 개인 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자는 "발전사업자는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 뒤에 REC급락, 계통연계 문제 등 사업 지속이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리게 되는 게 현실"이라며 "이대로 라면 태양광 사업은 대형 생산 설비 업체만 돈 버는 사업이지 실제로 설치한 사람들에겐 혜택이 돌아갈 수 없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앞서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의 목표를 서둘러 이행하기 위해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과 공기업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며 "지금의 정부 정책대로라면 태양광발전소가 줄줄이 경매물로 나오고 대다수 중소업체가 줄도산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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