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한국 재무구조 악화 심각…올해는 코로나까지 겹쳐 줄도산 이어질듯

한경연 "열악한 기업 신속한 구조조정 위해 ‘기촉법’ 개선·상시화 필요"


우리나라 상장사 중 돈을 벌어서 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 수가 2018년 74개사에서 지난해 90개사로 늘어나 전년대비 21.6%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일본(+33.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저성장, 제조업 경기둔화, 불확실성 확대로 재무적 곤경기업과 구조조정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한계기업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이하 기촉법)’을 개선할 필요성이 제기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한계기업 동향과 기업구조조정 제도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나라 한계기업이 급증했고, 부실기업 누적과 기업구조조정 지연이 한국경제의 저성장과 생산성 저하를 불러왔다"고 지적하면서 "코로나19가 재무곤경 기업에게 더 큰 타격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구조조정 수요의 증가를 대비한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19년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을 적용받는 비금융기업 2만764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계기업 수는 3011개사로 2018년 2556개사 대비 17.8%(+455개) 늘어났고, 한계기업에 종사하는 종업원 수는 지난해 26만6000명으로 2018년 21만8000명에서 22.0%(+4만8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한계기업 소속 종업원 수가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증가세로 전환하여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해 고용안정성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기업규모 별로 살펴보면 △한계기업 수는 대기업이 2018년 341개사에서 지난해 413개사로 1년 만에 72개(+21.1% 증가)했고, 중소기업은 2213개사에서 2596개사로 383개(+17.3%)가 늘었다. △한계기업 소속 종업원 수는 대기업은 2018년 11만4000명에서 지난해 14만7000명으로 3만3000명(+29.4%), 중소기업은 10만4000명에서 11만9000명으로 1만5000명(+14.1%)이 증가했다. 이는 한계기업 수는 중소기업에서 크게 늘었지만, 소속 종업원 수는 고용인원이 많은 대기업에서 더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또 세계 주요 거래소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20개국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상장사 한계기업 수는 2018년 74개사에서 지난해 90개사로 늘어나 전년대비 21.6% 증가해 일본(+33.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각 국의 전체 상장기업 중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2018년 10.6%에서 지난해 12.9%로 2.3%p 증가해 20개국 중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가별 상장기업 내 한계기업 비중은 한국이 주요국 대비 낮은 편이나, 최근 한계기업 수의 증가속도가 매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2018년 대비 지난해 한계기업 증가율 상위 국가는 일본, 한국, 대만, 중국 순으로 아시아 제조업 중심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재무구조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 국가별 거래소 상장 한계기업 추이  
국가명 전체기업수 2018년 2019년 2018-2019 2019
증가율(%) 비중변화(%p) 한계기업 비중(%)
 1.일본 2494 54 72 33.33 0.72 2.89
 2.한국 699 74 90 21.62 2.29 12.88
 3.대만 838 113 126 11.50 1.55 15.04
 4.중국 3828 332 364 9.64 0.84 9.51
 5.스페인 102 18 19 5.56 0.98 18.63
 6.프랑스 416 70 73 4.29 0.72 17.55
 7.미국 2409 518 536 3.47 0.75 22.25
 8.홍콩 1065 349 361 3.44 1.13 33.9
 9.캐나다 447 80 82 2.5 0.45 18.34
 10.인도 2870 561 565 0.71 0.14 19.69

보고서는 재무구조 악화 기업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기촉법의 제도개선과 상시화를 주장했다. 2001년 외환위기 이후 한시법으로 도입된 기촉법은 위헌 논란, 관치금융, 실효성 문제가 제기돼 현재 제6차 기촉법에 이르기까지 상시화가 되지 못한 채 기업과 채권금융기관의 필요로 인해 일몰연장, 일몰 후 재도입 등으로 지속돼 왔다. 보고서는 회생절차를 이용때 부실기업이라는 낙인과 불필요한 고용축소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촉법을 개선함과 동시에 상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책당국의 영향을 배제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일본의 사업재생 ADR이 활용하는 제3의 중립적 전문가 위원회의 사례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기업 경영자의 워크아웃을 활용할 인센티브로써 회생절차 내 도입된 DIP(Debtor in Possession)제도를 통해 활용도를 높이고 이후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 발생을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을 함께 마련해 구조조정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연 김윤경 연구위원은 "기업의 재무상황, 사업기회 등의 차이를 반영한 다양한 구조조정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기업 구조조정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에 대한 인식과 함께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적극적 노력도 함께 요구된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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