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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장(葬)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 20만명 동의

피해자 신상털기 등 2차가해.."추모가 고통 더할수도"

통합당, 박 시장 빈소방문 취소...주말까지 주시하기로

사진=연합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보로 각계각층에서 조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 간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10일 오전까지만 해도 박 시장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지만, 2차 가해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통합당은 신중모드로 돌아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서울시가 구성한 장례위원회가 주관하는 장례) 형식으로 치르는 것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36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1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이날 오전 10시 38분 기준 36만5942명의 동의를 얻었다.

전날 올라온 해당 청원글은 게시된 지 하루도 안돼 답변 요건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박원순 시장이 사망하는 바람에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됐다"며 "그게 떳떳한 죽음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라고 썼다.

이어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언론에서 국민이 지켜봐야하나. 대체 국민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은건가.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전날 서울 북악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를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서 보듯이 해당 건을 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고인이 성추행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장례가 가족장이 아닌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소인인 피해자 신상털기 등 2차 가해가 벌어지는 가운데 박 시장에 대한 대대적 추모가 피해자의 고통을 더할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통합당, 정의당 등 야권에서도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실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박 시장 빈소를 찾을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하고 주말까지 여론 동향을 지켜보기로 했다. 
    
당내에서는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당사자가 있는데도 고소 사건이 박 시장의 사망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데 이어 고인의 장례가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지게 되자 미투에 시민장으로 면죄부를 주자는 것이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4선 권영세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 시장의 타계 소식은 안타깝고도 불행한 일이나 박 시장을 성추행 가해자로 고소했던 분은, 만일 그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번 일로 인해 엄청난 추가적인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추모 과정에서 이분의 고통이 외면되거나 심지어 가중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적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고인께서 얼마나 훌륭히 살아오셨는지 다시금 확인한다. 그러나 저는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 의원이 지칭한 '당신'은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서울시청 직원으로 해석된다.

그는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영화 대사를 인용하며 "벌써부터 시작된 2차 가해와 신상털이에 가슴팍 꾹꾹 눌러야 겨우 막힌 숨을 쉴 수 있을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고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예의가 아니다"며 격노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박 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한 기자가 "고인에 대한 의혹이 있는데 당 차원의 대응을 할 것인가"라고 묻자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 최소한 가릴 게 있고"라고 쏘아붙였다.

통합당 일각에서는 사건의 전말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3선인 조해진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 출연, 성추행 고소 건을 언급하며 "사실로 밝혀지게 되면 전체적으로 진단과 반성, 국민들에게 더 이상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사건에 연루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을 거론하며 "공직자로 살았고, 또 지도자로 살았고, 현재 광역 단체장으로 있던 분들이 왜 그런 부분에서 관리가 스스로 안 됐을까 하는 부분이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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