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코로나19 99% 무해하다", "美검사건수 많아 확진자 많다"

트럼프 잇단 발언 후폭풍...'코로나19' 현장방문 철저히 '외면'

플로리다주 방문 중에도 11월 대선에만 집중

고야푸드 CEO 트럼프 칭찬했다가 '불매운동' 역풍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연일 사실과 다른 거짓 정보들을 내놓으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을 잠재우기 위해 미국의 사망률이 낮다는 식으로 대응하며 위기를 모면하려 하지만 시민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파우치 "트럼프, 코로나19 99% 무해 주장...사실과 달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99%는 무해하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어디에서 그 숫자를 가져왔는지 알아내려 하고 있다"며 신뢰를 두지 않았다.

그는 "내 생각에 누군가가 일반적 치명률이 약 1%라고 대통령에게 말한 것 아닌가 싶다"며 "그래서 대통령은 99%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석했지만 이는 분명히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 환자의 80%는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20%가량이 입원한다고 지적한다면서도 얼마나 많은 환자가 발견되지 않았는지 역시 불분명한 상태로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검사 건수가 4000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많아 확진자 수가 많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 역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확진자는 313만명, 사망자는 13만명가량으로 전 세계 감염자와 사망자의 각각 4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는 검사 건수 자체가 아니라 검사 대비 양성 비율이다. 존스 홉킨스대 자료상 지난 9일 기준 직전 7일간 양성반응 비율은 8.2%로 한 달 전인 6월 9일 4.4%의 배 수준으로 올랐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감염자에 비해 검사가 더 늘어 확진자가 더 많이 증가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대로라면 양성 반응률이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와 정반대로 감염자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양성 반응률이 올라가고 있다는 뜻이다.


◇ '확진자 급증' 플로리다주 방문 중에도...'표심잡기'만 올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사실과 무관한 발언들을 내놓으면서도 코로나19 관련 현장 방문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도럴에서 남부사령부로부터 마약 단속 활동에 관한 보고를 받고, 베네수엘라 국민 지원을 주제로 한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행사 발언 중 코로나19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그것이 강타하기 전에 우리는 정말 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발병 상황이나 대책 등에 대해선 별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새로운 코로나19 집중발병지로 떠오른 플로리다주를 방문하면서도 코로나19 관련 의료기관이나 지방 시찰 등은 잡지 않았다. 대신 마약 단속 브리핑, 히스패닉 인사들과의 만남,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소화해 재선 운동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플로리다는 대표적 대선 경합주다.

이날 행사는 언론의 주목도 크게 받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정치자금 모금과 마약밀매 방지 행사를 위한 방문은 4천명 이상의 플로리다 주민이 숨진 바이러스 급증의 그늘에 가려 빛을 잃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APTN도 "대통령은 재선 노력의 일환으로 마약 억제 노력을 강조했지만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환자의 급증과 싸우는 주 정부의 노력에 가려질 것 같다"고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성명에서 "트럼프의 플로리다 방문은 사진찍기용 행사와 자신의 실패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 고야푸드 CEO "트럼프같은 지도자 진정 축복" 발언에....불매운동 확산

미국의 한 히스패닉계 식품회사 최고경영자는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했다가 불매운동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고야푸드의 최고경영자인 로버트 우나누에는 전날 백악관에서 라틴계 미국인의 경제·교육 기회 확대를 추진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식에 참석했다.

그는 발언대에 서서 "우리 모두는 건설업자인 트럼프 대통령 같은 지도자를 갖게 돼 진정 축복받았다"며 "우리에겐 믿을 수 없는 건설업자가 있다. 우리의 지도력과 대통령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1936년 스페인 출신 이민자 부부가 설립한 고야푸드는 2천500가지의 식품을 생산하며 스스로 미국에서 히스패닉계가 소유한 가장 큰 식품회사라고 부른다. 미국 식료품점 어디서든 이 회사 제품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나누에의 이 발언은 즉각 반발을 불러왔다.

히스패닉계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왔던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은 고야 제품 구매를 재고하자고 주장했고,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도 불매 운동을 제안했다.

SNS에는 '고야 보이콧', '고야푸드', '고야 퇴출' 등의 해시태그가 달리기 시작했다.
    
반이민 정책을 추진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히스패닉 지지율이 낮은 편이다. 최근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히스패닉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36%포인트 차로 따돌린다는 결과도 나왔다.

우나우에는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지 않겠다면서 불매운동을 언론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자 이중 잣대라고 받아쳤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미국의 지나친 정치 지형이 대선을 앞두고 기업에 더 큰 위험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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