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태양광 제치고 글로벌 재생에너지 강자로 부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7.13 14:18

지속적 비용 하락에 재생E 발전단가 석탄발전보다 저렴해져

영국·호주 등 가상 전력구매계약 활발해지며 풍력 활용도↑

작년 세계 재생E 총 생산량 2805TWh 중 풍력이 절반 이상

美, 2023년 첫 해상풍력 가동 앞두고 기업들 발전설비 수요 확대

▲태양광과 풍력발전


풍력발전이 태양광을 제치고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을 이끄는 발전원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지속적인 비용 하락으로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석탄발전보다 저렴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풍력발전이 폭발적인 성장을 맞이할 것이란 분석이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발전단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석탄발전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설치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절반 이상이 가장 저렴한 석탄발전소보다 발전단가 측면에서 우월하다고 발표했다. IRENA는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내년에는 발전소급 재생에너지의 운영비용보다 비싼 석탄발전소의 규모가 최대 1200 기가와트(GW)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IRENA는 또한 내년 500 GW 규모의 석탄발전소가 태양광과 풍력으로 대체될 경우 향후 매년 230억 달러의 발전비용이 절감되고 이산화탄소도 1.8 기가톤 가량 감축될 것으로 예측했다. 프란세스코 라 카메라 IRENA 총장은 "에너지전환의 새로운 터닝포인트에 도달했다"며 "가동 중이거나 착공 예정인 석탄발전소는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정당화가 될 수 없는 구조에 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재생에너지가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태양광과 풍력을 비교할 경우 풍력발전에 대한 장점이 더욱 부각된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지속가능성 전문 매체인 그린비즈그룹의 새라 골든 수석 에너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풍력의 경우 터빈의 크기가 매우 크고 에너지 생산량도 태양광에 비해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그동안 분산형 발전소로 활용되는데 적합하지 못했다. 그러나 ‘가상 전력구매계약(Virtual Power Purchase Agreement, VPPA)’ 제도가 활발해지면서 풍력에 대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게 골든의 주장이다.

PPA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물리적 PPA는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전력을 기업 구매자가 직접 구매하는 형태로, 전력이 기업 사업장에 물리적으로 전달된다. 유럽연합(EU)에서 가장 흔히 이뤄지는 형태이며 기업의 사업장과 발전소가 물리적으로 같은 발전그리드 내 존재해야 한다.

VPPA 또한 발전사업자와 기업 구매자가 서로 체결하는 계약이다. 다만 VPPA의 경우 물리적인 전력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전력판매에 따른 차액만을 서로 정산하는 일종의 금융계약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계약 체결시 발전사업자와 구매자는 고정된 단가를 두고 서로 합의하는데 발전사업자가 계약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전력을 시장에 판매하면 차액을 기업에게 지급하고 그 반대의 경우 기업이 발전사업자에게 차액을 지급한다. 기업 구매자에게는 전력구매 비용을, 발전사업자에게는 전력 판매수익을 안정적으로 고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기업 구매자는 계약을 체결한 발전소의 전력을 직접 공급받지 않으면서 송전망 연결 등 기술적인 문제와 전력시장 규제에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계약의 구조 또한 유연하다. 이에 따라 VPPA는 최근 미국, 영국, 호주에서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풍력발전이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는 게 골든의 주장이다. 골든에 따르면 지금까지 체결된 VPPA 중 85%가 풍력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비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점 또한 풍력발전의 전망에 대한 호재로 적용된다. IRENA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태양광, 육상풍력, 해상풍력의 발전비용이 각각 82%, 39%, 29% 감소했다. 풍력발전의 비용하락률은 태양광에 비해 작지만 비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풍력에 대한 인기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단위:테라와트시(TWh), 자료:BP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글로벌 재생에너지 총 생산량에서 풍력발전이 거의 절반가량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올해 발표한 2020년 세계 에너지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세계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2805.5 테라와트시(TWh)로 집계된 가운데 풍력발전이 1429.6 TWh를 차지한 반면 태양광의 경우 724.1TWh에 불과했다.

주목할 점은 풍력발전이 미국에서 앞으로 크게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 맥켄지에 따르면 2030년까지 풍력발전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수요가 85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또 해상풍력의 경우 2029년까지 25GW에 달하는 발전설비가 미국에서 추가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미국에서 가동되는 해상풍력 발전소는 없지만 향후 10년 이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전체 증가량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미국은 2023년에 첫 해상풍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육상풍력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풍력협회(AWE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82GW 규모의 육상풍력 발전설비가 새로 추가됐는데 이는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이다. 아울러 지난 1분기 동안 약 4.124GW의 육상풍력 발전소가 착공에 들어갔다.

다만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에 있어서 최대 변수는 단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대유행이다. AWEA 부회장은 "기록적인 규모의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진행중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지연으로 프로젝트가 아예 중단되는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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