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산업부 이종무 기자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5% 오른 8720원으로 결정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들의 가중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결과적으로 올해 최저임금(8590원)보다 130원 인상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생계 위기에 놓인 저임금 노동자의 보호를 우선 고려한 경영계의 용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자가 최근 만난 기업 관계자들과 지인들은 기업의 경영난을 덜기 위해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평소 이들의 정치 성향이나 견해는 저마다 다르지만, 경제 문제만큼은 의견이 한쪽으로 쏠렸다.

그러나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현격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앞서 25.4%라는 임금 인상을 요구한 만큼 최저임금 인상 폭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1997년 외환 위기 때나 2009년 금융 위기 때도 이렇게 낮은 인상률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노동계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 문제에 지금껏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였는지는 의문이다. 경영계는 지속되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년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에 참석해 인상된 임금안에 표결해왔다.

반면 노동계는 이번에도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며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포기했다.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한 치의 타협과 양보도 없이 협상의 장을 이탈한 것은 책임 있는 경제 주체의 자세로 볼 수 없다. 우리나라 근로자를 대변하는 대표자들의 책임감이 결여됐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국내 노동조합 조합원의 72.5%가 조합원수 1000명 이상의 대기업 사업장에 소속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표결에 참여하는 한국노총,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근로자를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최저임금을 인질 삼아 실현 불가능한 주장을 내놓으면서 투쟁 선명성 경쟁으로 내부 단속도 이뤄낸다는 계산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노동계도 우리 경제 발전과 코로나19 극복 의지가 확고하다면 일방적인 표결 불참 같은 의사 표현보다 더불어 함께 할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