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범국민서명운동본부 홈페이지. 14일 기준 총 64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한울 3·4호기는 발전사업 허가까지 받은 정부의 계획에 들어있는 계획된 원전이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건설이 시작되기 전인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건설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같은 시기 건설 진행 중에 추진 여부가 공론화에 부쳐진 신고리 5·6호기는 우여곡절 끝에 건설 재개됐지만 신한울 원전 3·4호기의 경우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건설 재개와 반대를 놓고 공방만 오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신고리 5·6호기를 끝으로 추가 원전 건설은 없다는 입장인 반면, 원전업계와 야당 측은 원전 산업 생태계 유지, 에너지 안보 등을 이유로 건설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원자력산업계 노동조합들이 연대한 원자력노동조합연대는 14일 오후 1시 청와대 분수광장앞에서 탈원전반대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대한 범국민 온라인·오프라인 64만 서명 달성을 기념하는 릴레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원자력노동조합연대는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중공업, 한전기술, 원자력연구원, 한전원자력연료, 코센, LHE 등 7개 원자력 관련 기업의 노조 1만 4000여 노동자들로 구성됐다. 이날 행사엔 ‘원자력노동조합연대’ 외에도 녹색원자력학생연대, 원전중소협력업체협의회, 울진군 범군민대책위원회, 미래대안행동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정부가 원전산업 생태계 유지와 노동자 고용안정 대책을 수립하고 문제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으로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를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의 무책임한 탈원전 정책으로 세계 최고의 원전 주기기 제작 업체인 두산중공업의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며 "대표적인 국가 경쟁력이었던 원전건설 기술력은 붕괴되고, 수천명의 노동자가 휴직, 휴업 그리고 명예 퇴직이라는 이름으로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전 보조기기를 담당하는 중소기업들도 경영 악화로 인한 폐업과 일자리 상실 등 참담한 상황"임을 피력했다.

이들은 "원전산업계가 해체·붕괴되고, 기술력의 핵심인 노동자들이 사라지면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원전수출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며 "원자력 발전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총선 이후 여론 조사 결과에 대해 정부가 귀를 막고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원전산업 생태계의 붕괴와 노동자의 고용불안은 수십년 간 이어온 에너지 정책을 하루아침에 뒤집어 버린 정부의 변심에서 생긴 일이므로 마땅히 정부는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공정’과 ‘노동존중’을 말하는 정부가 막상 수십년 간의 공론화로 확정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하루 아침에 백지화 시키는 과정은 전혀 공정하지 않았고, 에너지 전환 정책 속에는 당사자인 노동자에 대한 존중은 흔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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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노동조합연대가 14일 오후 1시 청와대 분수광장앞에서 "64만 국민이 원한다. 탈원전 철회,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원전 업체들이 위치한 지역의 야당 의원들도 건설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강기윤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창원 성산)은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이 취소가 아닌 보류 상태"라며 "한수원에 따르면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한울 3·4호기 건설 사업이 포함되면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신한울 3·호기 건설 재개를 공약했다. 강 의원 지역구인 창원 성산구는 국내 대표적인 원전 기업인 두산중공업 본사와 공장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 정부 "추가 원전 건설 계획 없어"


반면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원전 추가건설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34년까지 현재 25기인 국내 원자력발전소를 17기까지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반면 당초 2040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5.0% 목표치를 2034년 26.3%로 6년 앞당기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도 확고하다. 최근 주호영 미래통합당 대표가 "원전 건설 생태계가 깨지면 외국 수출이나 기존 원전 수급에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신한울 3·4호기는 계약회사, 지역 어려움을 고려하고 에너지 전환 정책의 연착륙을 위해서라도 하는 것이 맞다"고 요구했으나 문 대통령은 "전기 비축률이 30%를 넘는 상황이어서 추가 원전 건설은 불필요해 보인다. 다만 원전 계약사인 두산중공업의 별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환경운동가 출신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돈이 10조 원이다. 여기서 3만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예정이지만, 같은 돈을 태양광과 풍력에 투자할 경우 6만5000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두산중공업도 여기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탄소배출·신재생에너지 확대 ‘그린뉴딜’, 원전 없이 달성 불가능

다만 여당 내에서도 건설 재개를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현재 4선으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의원이 지난해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주장했다가 여권에서 파문이 일었다. 송 의원은 당시 "원자력업계가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탈원전 하다 보니 여러 가지 힘이 빠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문제는 다시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원자력산업 생태계가 발전하고, 다가올 원전 해체 시장에서도 대한민국 원자력산업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관심 갖고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노후 석탄화력을 줄이고 최신 원전인 신한울 3·4호기를 건설하는 게 낫다는 원자력계 입장과 비슷하다.

에너지업계에서도 정부가 탄소배출 저감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그린뉴딜’ 정책 성공을 위해서는 탄소배출이 없고 발전단가가 저렴한 원자력이 필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무탄소 발전원인 원자력 뺀 그린뉴딜은 몽상이다. 최근 환경부도 산업부에 9차 계획 초안에 온실가스 배출량 등 구체적인 환경 목표치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또 "9차 계획대로 하면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봐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14년간 네 배 이상 확대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각종 비용이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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