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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부평공장 이미지.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현대·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등 노조와 임단협 협상을 앞둔 완성차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파로 회사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도 강성 노조들이 ‘임금인상’ 요구를 굽히지 않으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 "상생하자" 언급하던 현대차 노조..."기본급 올리고 성과급 달라"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2만원 인상, 작년 당기순이익 30%의 성과급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임단협 요구안을 최근 확정했다. 이 같은 성과급은 1인당 4000만~5000만원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대차 노조는 앞서 실리 성향 집행부가 들어서며 사측과 상생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이유 없는 투쟁보다 고용안정이 우선이라고 여기고 노사간 화합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하지만 올해 임단협 시작을 앞두고 상급단체인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의 방침을 따르기로 하면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돌연 강성으로 돌아섰다. 노조는 고용보장을 위해 국내 공장 생산량을 유지하고 해외공장 추가 생산 물량을 국내로 돌리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공장을 ‘셧다운’ 해온 현대차 입장에서는 황당하게 들릴 수 있는 이야기다.
노사는 여름휴가를 지내고 다음달 중순께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교섭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노조 측이 강성 성향인 금속노조의 안을 따르겠다고 공표한 만큼 대화가 쉽게 풀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기아차 노조 역시 금속노조 방침을 따르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 304원 인상에 1인당 2000만원 안팎의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했다. 동시에 현대차에만 쏠려 있는 수소차 일감 확보, 노동강도 완화와 작업 환경 개선 등도 요구안에 포함하고 있다.
◇ 한국지엠·르노삼성 임단협도 ‘험로’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22일 올해 임단협 상견례를 가지고 한차례 대화를 나눴다. 이 회사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 304원 인상에 성과급은 통상임금의 400%에 추가로 6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1인당 평균 2000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르노삼성 노조 역시 올해 기본급 7만 1687만원 인상, XM3 론칭 격려금 등 700만원 일시금 지급 등을 요구 중이다. 강성 성향의 현행 노조 집행부는 집행부를 장악한 이후 ‘묻지마 투쟁’을 지속해왔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 회사 노조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지만 완성차 업계 경영 환경은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해외 수출길이 사실상 막혀 대부분 기업들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났고 기아차는 72% 급감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6년간 누적적자를 5조원 가량 쌓아왔다. 르노삼성은 ‘노조리스크’로 수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올해 상반기 판매가 21.2%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