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으로 관계자가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삼성전자가 8월 ‘운명의 한 달’을 마주한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가 이르면 이달 중 결정될 전망인 가운데, 지난 상반기 선방의 주역이던 메모리 반도체가 하반기에 접어들며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시장 하강 국면이 지속되는 와중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친 스마트폰 사업은 이달 중 출시될 예정인 신제품이 실적 회복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단위: 원)
구분 2019년 1분기 2019년 2분기 2019년 3분기 2019년 4분기 2020년 1분기 2020년 2분기
영업이익 6조 2300억 6조 6000억 7조 7800억 7조 1600억 6조 4500억 8조 1463억
매출액 52조 3900억 56조 1300억 62조 59조 8800억 55조 3300억 52조 9661억
연결 기준. 자료=삼성전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고비 맞는 사법 리스크

2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조만간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관련 수사를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 이번 주 고위급부터 검찰 인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르면 이 부회장의 기소 여부도 조만간 결론을 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이 부회장 사건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한 지도 이미 한 달을 넘었다. 통상 수사심의위 의결 1∼2주 내 결정이 났던 관례를 감안하면 수사팀이 판단을 더는 미룰 수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만일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받아 들이지 않고 이 부회장을 기소할 경우 삼성전자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재현될 수 있다. ‘총수의 리더십이 시급한 시점’에 재판 준비로 강력한 리더십을 행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등 삼성전자 전현직 임원들도 엄혹한 글로벌 경쟁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결단할 강력한 리더십의 필요성을 잇달아 강조하고 있다.

현재진행형인 국정농단 재판은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또 다른 사법 리스크다. 이 재판은 지난해 8월 대법원이 상고심에서 파기환송한 지 1년째가 됐다. 지난해 10월 파기환송심 첫 재판 후 지난 1월 4회 공판 기일까지 가졌으나 현재는 ‘잠정 휴정’ 상태다.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경영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PC용 D램 가격 추이 (단위: 달러)
구분 2020년 1월 2020년 3월 2020년 5월 2020년 7월
가격 2.84 2.94 3.31 3.13
DDR4 8Gb 기준. 자료=D램 익스체인지
서버용 D램 가격 추이 (단위: 달러)
구분 2020년 1월 2020년 3월 2020년 5월 2020년 7월
가격 109 121.3 143.1 134
DDR4 32GB 기준. 자료=D램 익스체인지

◇ 흔들리는 반도체

문제는 주력 사업을 둘러싼 시황도 우호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호실적을 이끈 반도체도 이상 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난달 하락세로 돌아선 데 이어 이 같은 추세가 3분기 내내 이어질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의하면 PC용 D램(DDR4 8Gb 1개당 기준)의 지난달 고정거래가격은 3.13달러로 전달(3.31달러) 대비 5.4% 하락했다.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시장 큰손’인 데이터 센터 고객사의 수요 증가로 상승세를 지속했던 서버용 D램(DDR4 32GB 기준) 가격도 전달보다 6.3% 하락한 134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경기 주요 지표가 되는 이들 D램 고정거래가가 하락한 것은 각각 지난해 10월, 12월 이후 9개월, 7개월만이다.

역시 서버에 많이 탑재되는 낸드플래시(128Gb MLC 기준) 가격도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만에 감소했다. 지난달 4.39달러로 전달 대비 6.2% 떨어졌다.

여기에 당분간 서버용 메모리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데이터 센터 업체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수급 차질을 우려해 재고를 충분히 축적한 데다 클라우드 업체들이 경기 둔화를 우려해 올 하반기 서버 구축을 크게 줄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도 결국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를 이겨내지 못하고 성장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실적 회복 열쇠는?

이처럼 PC와 서버용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5G 스마트폰 판매 확대 등 모바일 시장 반등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분석을 종합하면 지난해 3분기부터 지난 2분기까지 7820만 대 → 6880만 대 → 5830만 대 → 5370만 대로 4분기 연속 감소세다. 하반기 수요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5000만 대’ 선도 위태롭다. 하반기 출격 채비를 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20’ 시리즈와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폴드2’, ‘갤럭시Z플립 5G’가 실적 회복의 열쇠인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 치 앞을 모르게 전개되는 미중 갈등, 코로나19 재유행·장기화도 올 하반기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지뢰밭"이라며 "삼성전자가 미증유의 복합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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