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산업부 이종무 기자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장마가 그칠 듯 그치지 않으면서 길게 이어지고 있다. 마치 세상이 반 토막이라도 난 것처럼 남부 지방은 기나긴 무더위가 시작됐고, 중부 지방은 장마가 일주일 더 휩쓸 예정이라고 한다.

2020년의 우리 사회도 논란과 의혹의 장마 전선이 형성되며 둘로 쪼개졌다. 누군가는 그것이 정의의 칼이라며 주장하고, 누군가는 무리한 무소불위의 검일 따름이라고 비난한다. 한편에서는 개혁의 절박함을 이야기하고, 다른 쪽에서는 그것이 왜 꼭 그여야만 하는가에 물음표를 단다.

장마 전선처럼 잠시만 버티다 이윽고 폭염이 지나 가을이 오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홀연 사라지고 말 논란과 의혹들.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 함께 쏟아져 나왔던 피해 대책들이 그러하고, 검찰 개혁 논의도 집중되고 있다. 시류 따라 숟가락 얹듯 내놓은 이 또한 한여름의 장마처럼 잠시 큰 소리를 내다 사라질 운명인 것일까.

그런 사이, 여전히 그치지 않는 장마로 국가 경제는 멍들고 있다. 지난달 우리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모처럼 호조를 보였지만 한국 전체 수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반등에 실패했다. 전 세계를 할퀴고 있는 역병은 언제 끝날 지 가늠조차 어렵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앞으로 일을 내다보는 건 현재로선 단언하기 어렵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2차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은 역대 최저치를 찍는 등 글로벌 경제 정상화는 요원한 상태다. 반도체 가격도 하반기 들어 하락세로 들어섰다. 미중 갈등, 미국 대선 등의 변수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반등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강력한 리더십’, 반도체가 우리 경제 버팀목일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요란한 장마 속, 누군가는 이 세찬 비를 온몸으로 맞고 있다. 위험한 순간에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결단의 원동력이 흔들리고 있다. 정말 이제는 "멈추면 미래가 없다."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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