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위기'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번주 중대 고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8.02 13:23

이동걸 산은 회장 기자간담회서 입장 발표 예고
현산 정몽규 회장과 2차 회동 가능성

▲아시아나항공.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운명이 이번주 중대한 고비를 맞게 된다. 매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과 구주를 판매하는 금호산업이 실속 없는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채권단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현산의 ‘재실사’ 제안에 대한 반응과 ‘노딜’ 선언에 따른 플랜B를 밝힐 가능성이 점쳐진다.


◇ 산업은행 "재실사 기간 더 짧게" 역제안 검토

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궁 속에 빠졌다. 업황이 크게 악화하며 2조 5000억원을 베팅한 현산은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며 눈치만 보고 있다. 사실상 ‘노딜’ 발표를 앞두고 명분 쌓기 작업을 하고 있다는 평이 시장에서 나온다.

현산은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12주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코로나19로 작년 12월 계약 당시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번주 중 입장을 표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겠다고 밝힌 상태다. 기자업계 안팎에서는 일단 산업은행이 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수용하면서 최대한 딜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우선 재실사 카드를 받아들이되 그 기간을 대폭 단축하자는 역제안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실사를 거부했다 계약이 파기되면 HDC현산이 계약파기의 책임을 돌리는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코로나19 상황에 다른 인수 주체도 나서기 어려운 탓에 고민이 깊다.

산업은행은 부채·차입금 급증, 당기순손실 증가 등 현산이 지적하는 항목 가운데 꼭 필요한 항목만 추려 압축적으로 재실사를 하자고 유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산 요구를 우선 들어줘 노딜 명분을 주지 않되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현산 인수 의지없다" 판단하면 ‘노딜’ 이후 플랜B 윤곽 나올 듯

시장에서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기 전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다시 만나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두 회장은 지난 6월 25일에도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정부와 채권단은 ‘노딜’ 가능성이 대비한 ‘플랜B‘도 이미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관련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말했다. 그는 ’인수 무산 후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아시아나항공 지원이 가능하냐‘는 물음에는 "딜이 안돼 아시아나항공이 신청하면 자격 요건에는 해당된다"며 "결정은 (기금)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한다"고 답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를 검토하느냐‘는 미래통합당 윤재옥 의원 질의에는 "(인수가) 안됐을 때 당장 유동성이 부족하면 결국 정부 돈인 기간산업안정기금이 지원하는 것을 기자들이 국유화라고 표현한 것 같다"며 "어쨌든 그런 부분도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최종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8000억원을 출자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한동안 채권단 관리 체제가 유지되다가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재매각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통매각 대상이었던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의 분리 매각도 방안중 하나로 거론된다.
여헌우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