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지난해 10월 한국수력원자력을 방문한 체코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들이 한수원의 원전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수원 제공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우리나라가 해외에 수출한 첫번째 원자력발전소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이 수주 10년만에 가동되면서 현 정부의 원전수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60여기의 원전 건설이 계획돼 있다. 우리나라는 UAE사례에서 보듯 원전 건설역량, 원자로 기술, 가격 경쟁력 등을 종합할 때 이 중 약 70기를 수주할 수 실력과 경험이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수출 역량이 있는 국가는 사실상 러시아, 일본, 프랑스, 미국, 중국, 한국 이외에는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수출 잠재력은 여전히 높다.

이에 문재인 정부도 국내에서는 탈(脫)원전을 선언했지만 해외 원전수출은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와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체코 등 다양한 국가들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주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 영국, 사우디 등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황


3일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출 사업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 국가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사실상 사업을 무기한 연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자 영국과 사우디 수출사업은 한국전력이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3기가와트(GW) 규모의 원자로 3기를 건설하는 21조원 규모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2017년 12월 획득한 우선협상자 지위를 획득했지만 6개월 만에 상실했다. 이후 아직까지 우선협상자 선정을 위해 여전히 일본 도시바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도 지난해 말 최종 낙찰 국가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사우디는 탈석유 에너지 계획 기조 아래 2030년까지 200억~300억달러(약 22조~34조원)를 투입해 1.4GW급 원전 2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예비사업자 선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들은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과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전 사우디원전지원센터 관계자는 "예비사업자 발표 지연에 대해 사우디 측에서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다"며 "일단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체코는 올해 사업자 선정 가능성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한국수력원자력이 추진하고 있는 체코 원전수출은 성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1GW급 원전 1기 건설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는 8조원으로 추정된다. 체코는 이달 초 EPC로 사업모델을 확정했으며, 올해 말 신규원전사업 입찰안내서를 발급할 것이라고 통보해왔다. 입찰안내서가 발급되면 6개월간의 입찰서 작성 및 제출 후 공급사에 대한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수원은 UAE사업 및 국내 사업의 성공적 사례를 기반으로, EPC(설계, 구매, 시공) 턴키모델에 구매, 하도급사 선정 등의 분야에 발주처 참여를 포함하는 사업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올초 "한국형 원전 ‘APR-1400‘과 같은 대한민국의 원자력기술은 모든 세계시민이 동등하게 사용할 권리가 있다"며 "이 공공재를 가지고 올해는 꼭 성과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사우디, 영국, 체코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는 등 자국 일정 따라 진행된다"며 "다행스러운 점은 유럽연합(EU) 절차에 따라 올해 4분기 원전사업제안서를 공식적으로 접수할 예정이다.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원전수출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업계에서는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직 우선협상자 선정도 안된 게 현실"이라며 "협상 주관과 금융지원, 포괄적 경제협력, 외교협력, 원자력 인력양성, 인허가 지원 등을 총괄할 범 부처적 유기적 협력체가 필요하다. 이러한 필요성과 원전 수출의 막대한 경제적, 외교적 효익을 고려하여 원전수출지원특별법 제정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한 "신한울 3·4호기의 즉각적인 건설재개를 통해 탈원전으로 인한 우리나라 원전 산업생태계 붕괴를 우려하는 도입국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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