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유례 드문 긴 장마·예측 못한 물 폭탄 원인 북극고온·블로킹 현상 분석

6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이 불어난 강물에 잠겨있다.


기후변화의 재앙이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유례 없고 예측할 수 없는 긴 장마와 물 폭탄 등 기상 이상현상이 닥친 것도 기후변화 재앙의 단면이다. 전문가들은 비상한 각오로 기후변화에 서둘러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장마와 물 폭탄은 북극 고온현상과 블로킹으로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가 정체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블로킹은 고위도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는 키가 큰 온난고기압을 말한다.

올해 6월~7월 29일 전국 강수량 일변화. 시계열


중부지방의 경우 역대 장마가 가장 길었던 해는 2013년의 49일이고,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해는 1987년 8월 10일이다. 기상청은 5일 발표한 ‘10일 전망’에서 오는 14일까지 서울·경기도와 강원 영서에서 비가 이어지겠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장마 기간과 종료 시기 모두 과거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의 찬공기와 만나 정체전선이 자주 활성화되면서 장마철이 길게 이어졌다. 여기에 제4호 태풍 하구핏에 의해 수중기가 공급되며 정체전선이 더욱 활성화돼 중부지방 중심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블로킹은 발생 여부를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다"며 "기후변화는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기상청의 올여름 예보가 완전히 빗나간 이유는 블로킹이 발생하면서 주변 대기의 흐름을 막았기 때문이다. 블로킹이 올해는 장마 기간과 맞물린 데다 머무는 기간이 이례적으로 길어 기상 예측을 어렵게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상청도 예보가 틀렸다는 점을 인정하고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장기예보는 불확실할 수밖에 없고 단기예보를 수정하듯 장기예보도 최신정보로 업데이트를 하고 있으니 이를 참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7월 28일 이후 강수 특징


기후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누적으로 인한 임계치를 넘은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엄기증 한국기후변화연구원 기후정책연구실장은 "이번 긴 장마는 극한기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며 "기후위기시대, 비상시대라고 할 수 있는 요즘 극한 현상이 훨씬 자주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 실장은 "기상청은 짧은 데이터로 기상예측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 나타나는 현상을 따라잡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며 "점점 더 기후를 예측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후위기 대책에 대해 엄 실장은 "녹색산업과 녹색생활이 필요하다"며 "이상기후에 대한 적응과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적응에 대해서도 과거 기준을 뛰어넘어 기준을 재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자체 기후환경분야 정책연구기관인 인천기후환경연구센터 관계자는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 적응에 포커스를 맞춰서 정책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2018년 이후부터 이상기후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2018년에는 폭염과 열대야가 길게 이어졌다. 8월 1일 서울은 39.6도를 기록하며 1907년 10월 1일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1년만에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총 29개의 태풍 중 7개가 10월 초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끼쳤다. 이는 평년 3.1개보다 2배 이상 영향 태풍 수가 증가한 수치다. 이어 전국 평균기온 3.1도의 겨울 고온이 지속됐다.

올해 봄철기온은 심하게 널뛰었다. 3월 전국평균기온은 7.9도로 평년 5.9도를 웃돌며 1973년 이후 상위 2위를 기록했으나, 4월은 쌀쌀해 44위로 곤두박칠쳤다. 다시 5월은 상위 14위로 상승하며 널뛴 기온차를 보였다. 이어진 여름, 기록적인 장마로 제주도는 올해 장마철이 49일 지속되며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를 기록했다. 중부지방은 8월까지 장마가 지속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최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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