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ESG경영 '선한 경쟁'…KB-신한 "주도권 잡아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8.06 16:13

금융지주사 ESG관련 보고서 발간…지난해 성과와 목표 제시

신한-KB,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과 ESG 투자 확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지속가능경영인 ESG(환경·사회·거버넌스)경영을 강화하며 '선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SG경영은 실적 올리기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해 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드는 등 비재무적인 부문도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은 경영활동이다. 사회적 역할이 요구되는 금융권 전반으로 ESG경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은 ESG경영을 두고 팽팽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 ESG경영 성과를 담은 ESG경영 관련 보고서를 최근 발행했다. 보고서를 발행해 각 사의 ESG경영 활동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목표를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업계 1, 2위를 다투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은 ESG경영에서도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금융지주 모두 2000년대부터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고 ESG경영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05년 신한은행에서 사회책임보고서를 발간한 후 2009년 그룹 차원에서 사회책임보고서를 발간해 올해 15번째 보고서를 냈다. KB금융의 경우 2009년부터 매년 그룹 차원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으며, 올해는 11번째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두 그룹은 지난해 E, S, G별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10년 이후까지 이뤄야 할 구체적인 목표를 다뤘다.

보고서에 나온 두 그룹의 지난해 친환경 투자 성과를 비교해 보면 신한금융은 지난해까지 친환경 금융에 총 16조2000억원을 지원했다. 2017년 이후 누적된 수치로, 2018년 16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000억원 더 늘었다. KB금융은 지난해 친환경 금융에 약 11조원을 지원했다. 친환경 상품 약 3조8000억원, 친환경 투자 약 2조8000억원, 친환경 대출 약 4조4000억원 등이다.

▲신한금융그룹 2019 사회책임보고서(위)와 KB금융그룹 2019 지속가능경영보고서(아래) 일부.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신한금융은 9만195tCO2eq, KB금융은 13만711tCO2eq 수준이었다. tCO2eq는 메탄 등 모든 종류의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CO2)로 환산한 단위다. 단 2016년도와 비교해 온실가스를 감축한 비율은 KB금융 9.3%, 신한금융 8.5%로 KB금융이 더 컸다.

두 그룹 모두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하는 ESG경영 목표도 세운 상태다. 신한금융은 2018년 발표한 에코 트랜스포메이션(ECO Transformation) 20·20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2년 대비 20%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저탄소 녹색산업에 20조원 규모를 대출·투자한다는 목표다. KB금융은 이번에 새로 선언한 KB 그린 웨이(GREEN WAY) 2030에 따라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7년 대비 25%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ESG상품·투자·대출 목표액은 50조원이다.

두 그룹 모두 이사회 내 ESG경영을 위한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신한금융은 2015년 사회책임경영위원회, 2019년 그룹 지속가능경영 협의회와 실무협의회를 신설했으며, KB금융은 올해 ESG위원회를 새로 만들었다. 특히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 초 ESG전략부를 개편하고, ESG를 전면으로 내세운 위원회를 만들면서 ESG경영에 더욱 힘을 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아울러 두 그룹은 이번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안과 함께, 기후변화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 등을 공개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주사를 출범한 지난해 첫 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후 올해 두 번째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지난해 발행한 ESG 채권은 1조706억원, ESG 관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액은 3854억원 규모다. 기술금융, 환경인프라 등 ESG 투자액은 2362억원, 친환경녹색금융 투자액은 3675억원이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8만1240tCO2eq 수준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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