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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7∼8일 호남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린 가운데 8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서시1교(국도 19호선) 도로 일부가 붕괴해 일대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사진=연합) |
올해 장마 기간 집중호우로 모두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서는 산사태 위기 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이 발령됐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6월 24일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된 이후 47일째인 이날 현재까지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38명, 실종자는 1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7월 13일 경남 함양에서 배수로 작업을 하던 남성 2명이 목숨을 잃은 것을 비롯해 같은 달 23∼25일에는 부산 지하차도 침수로 숨진 3명을 비롯해 울산·김포 등에서 모두 5명이 사망했다.
7월 30일에는 대전에서 통제된 지하차도를 지나던 행인 1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
이어 이달 1일부터 수도권과 충청, 전남 지역에 연달아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30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올해 호우 인명피해 50명은 아직 확정된 수치가 아닌 점을 고려해도 2011년 이후 가장 많다. 2011년은 중부권 폭우로 우면산 산사태가 일어났던 해로, 한 해 동안 호우로 77명, 태풍으로 1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각 지역별로 보면 전날 최대 45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지며 비 피해가 잇따른 경남에서는 9일 오전 4시께 창녕군 이방면 장천리 구학마을과 죽전마을 등 2개 마을이 물에 잠겼다.
마을이 침수되면서 2개 마을 주민 156명이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했고, 장천리 우산·곡척·우미마을과 인근 송곡리, 거남리 주민도 대피 준비를 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을 보트로 구조하는 한편 이 마을로 통하는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전날 거창군 주상면 한 야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80대가 매몰돼 숨지고 밀양시 산내면 순마교 인근 하천에서 배수로 이물질을 제거하던 50대가 실종됐다.
특히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는 아직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아 출입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화개장터 일대는 상가 등 208동이 침수되고 130여명이 대피한 상태다.
충북에서는 지난 8일 금강 상류의 용담댐이 방류량 확대 등이 겹치면서 영동군의 일부 지방도로와 농로, 교량이 침수되면서 교통이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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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전북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주택을 덮쳤다. 소방당국은 이 주택에 2∼3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하고 굴착기 등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 |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는 산사태 위기 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이 발령됐다. 산림청 산사태예방지원본부에 따르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한 집중호우로 8일에만 총 55건, 8월 들어 667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산림청은 전국적 집중호우에 대비해 산사태 취약지역 등에 대한 긴급점검을 지속해서 벌이고 있다. 긴급재난 문자, 자막방송, 마을 방송 등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해 피해 최소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이달 들어 중부와 남부지역을 오르내리며 계속되는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제5호 태풍 ‘장미’까지 북상하면서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5호 ‘태풍’ 장미가 9일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60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태풍 장미는 현재 중심기압 1000hPa, 강풍반경 약 200km, 중심 최대풍속 초속 18km의 세력을 유지하며 북상 중이다.
태풍은 10일 오전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오후 중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올해 여름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첫 태풍이 될 예정이다.
이후 점차 약화하며 북동진해 10일 밤 동해상으로 진출하고 11일 오전에는 점차 저기압으로 변하겠다.
장미 영향으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지역별로 100∼300mm의 비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부지방의 경우 최대 500mm 이상 내리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