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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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아파트.(사진=나유라 기자)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면서 지난달 전국 전세가격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평균 연 0.8%에 불과한 것과 달리 서울과 수도권에서 집주인들은 보통 전세보증금의 4∼6%에 해당하는 금액을 월세로 받을 수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전셋값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아파트 3만1800가구, 단독주택 2500가구, 연립주택 2000가구 등을 대상으로 전국 주택 전세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세가격 지수는 지난달 100.898(기준 100=2019년 1월 가격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6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지금보다 현저히 낮은 1986년 이전 전셋값을 고려할 때 사실상 역대 최고 기록이다.

전세가격 지수는 2018년 11월 100.045로 올랐다가 이후 2019년 9월(99.245)까지 10개월간 줄곧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결국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서울 지역 아파트만 놓고 보면 전셋값 상승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7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는 102.437(기준 100=2019년 1월 가격수준)로, 역시 사상 최고값이다.

지난해 12월(100.141)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약 2.3% 올랐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도 6월 101(기준 100=2017년 11월 가격수준)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는 작년 6월 97.8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계속 올라 불과 1년 만에 약 3.3% 뛰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전세 공급은 임대인의 월세 선호 현상 등으로 줄어들겠지만, 전세 수요는 금리 하락에 따른 전세자금 대출 여력 증가와 신도시 공급주택에 대한 청약 대기 등의 영향으로 계속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은은 지난달 ‘주택 매매가격 및 전세가격 전망’을 묻는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유경준 의원의 서면 질의에 "주택 전세가격의 경우 하락요인보다 상승요인이 우세하다"고 답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역시 집주인의 ‘월세 선호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의 내용이 담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시행되기에 앞서 전세 물량이 줄고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려받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전세 소멸 현상을 막거나 늦추기 위해 법정 전월세 전환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전월세 전환율은 한은 기준금리 0.5%에 3.5%를 더한 4% 수준이다.

전월세 전환율 산정식에서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금리 폭을 3.5%에서 3%로 낮추거나 전환율을 기준금리의 2배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전월세 전환율을 낮출 경우 부작용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전환율이 낮아지면 세입자의 부담은 줄겠지만, 집주인의 경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월세 놓은 집에 대한 관리 책임을 세입자에게 떠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당장 세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전월세 전환율이 시중 금리 수준으로 낮아지면 집주인 입장에서 임대 사업의 의미가 없어 임대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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