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70% 넘게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세계 경제와 원유시장이 위축된 탓이다.

10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아람코의 지난 상반기 순이익은 232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469억 달러) 보다 50% 감소한 수치다.

특히 이번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반적인 실적 악화를 견인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람코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65억 7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분기 순이익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총 현금 흐름도 올 상반기 21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0억 달러 감소했다.

이처럼 아람코 실적이 급감한 것은 2분기 본격적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유가 폭락, 정제마진 악화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람코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수요 감소와 유가 하락, 정제·석유화학 이윤의 감소로 순이익이 줄어들었다"면서 "각국이 봉쇄를 완화하고 경제 활동을 재가동하면서 에너지 시장이 부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민 나사르 최고경영자(CEO) 역시 "원유에 대한 수요 감소와 유가 하락으로 인한 역풍이 2분기 실적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다만 순익 감소에도 아람코는 올해 전체 750억 달러 규모의 배당 계획은 그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2분기 배당금은 187억5000만 달러다. 유동자산이 풍부하고 재무제표가 탄탄하기 때문에 배당 계획을 이행하는데는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아람코 지분의 98%는 사우디 정부가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 대부분이 사우디 정부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람코는 올해 6월 배당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추가 채권을 발행하거나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저유가에 ‘실적 쇼크’를 기록하면서 배당금 삭감 조치를 취한 글로벌 에너지 업체들과 상반된 행보이기도 하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10년 만에 배당급 지급액을 줄였고, 로열더치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배당금을 인하했다. 이외에도 엑손모빌, 셰브론, 토탈 등의 빅 오일들도 모두 배당금을 축소했다.

이와 관련 나사르 CEO는 "아람코의 민첩성과 탄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CNBC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저유가 상황속에서 아람코는 사업규모, 낮은 생산비용, 견고한 현금흐름 창출로 인해 시장 변동성을 헤쳐나갈 준비가 더 잘돼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저유가의 여파로 대규모 자산 상각에 나선 BP나 로열더치셸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BP와 로열더치셸은 지난 2분기 각각 175억 달러, 220억 달러 규모의 자산 상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아람코는 향후 원유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나사르 CEO는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 장기적인 원유수요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세계 각국들이 봉쇄조치를 해제하고 경제정상화에 조금씩 나서고 있으면서 에너지 시장에 부분적인 회복세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람코는 지난해 12월 사우디 리야드 타다울 주식시장에 상장돼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기업이 됐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떨어지면서 이달 초 애플에 세계 시총 1위 자리를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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