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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질주하던 테슬라가 각종 악재에 휩싸이며 위기를 맞았다. 수년 전부터 계속돼온 품질 이상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최근 과장 광고 논란에까지 휘말려 시끄럽다. 일부 모델들은 전기차 판매의 핵심 요소인 보조금 지급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으로 보여 시장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차량 보급 대수가 급격하게 늘며 차량 품질에 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테슬라 모델들의 단차 문제가 심각하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외장 부품 조립이 잘못됐거나 도장 불량 같은 기본 품질에서도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 같은 불만의 목소리는 테슬라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현지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발표한 ‘2020 신차품질조사’(IQS)에서 테슬라는 32개 업체 중 꼴찌를 차지했다. 판매 차량 100대당 불만 건수가 250개에 달해 체면을 구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사가 ‘오토파일럿’ 기술을 홍보하며 과장 광고를 일삼았다는 인식이 커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오토파일럿은 차량이 도로에서 자동으로 핸들 조향을 하거나 가속·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기존 자동차 제작사들이 선보이는 자율주행 보조 기능보다 우수한 면이 전혀 없는데 이를 ‘완전 자율주행’이라고 광고했다는 게 핵심이다.

이미 독일에서는 테슬라의 광고가 허위라는 판결이 나온 상태다. 국내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사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테슬라가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마치 자동차가 자율로 운행하는 것처럼 착각하도록 과장 광고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테슬라 차량의 기본기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자 국토교통부도 칼을 빼들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테슬라 모델3 등 차종에 대한 결함조사를 최근 지시했다. 연구원은 안전 문제와 직결된 긴급 제동장치, 차선이탈방지 장치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 환경부는 전기차 보조금 산정 기준을 전면 개편하기로 하면서 테슬라 등 고가 차량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정 업체가 보조금을 독점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른 것이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보급형 ‘모델 3’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상반기 국내 판매는 7080대로 현대차에 이어 브랜드별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1588%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팔린 전기차는 2만 226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는데, 국산차 판매는 같은 기간 오히려 43.1% 줄었다. 테슬라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에 지급된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 2092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인 900억원이 테슬라에 쓰인 것으로 추산된다. 모델 S, 모델 X 등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고 테슬라가 품질·과장 광고 논란을 잠재우지 못할 경우 국내 전기차 시장 판도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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