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원전 자체 위험성" vs 한수원 "안전상 가동정지"
한전 "월성원전 정지와 한전 송전선로는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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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자력발전소 전경.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최근 연이은 태풍에 때 맞춰 잇달아 정지되자 원전 안전성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원전의 위험성을 부각하며 ‘사고’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내부의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닌 외부 송전계통 등 외부요인의 문제에 따른 ‘안전상 가동정지’라는 입장이다. 현재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정확한 가동 정지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태풍 ‘하이선’이 한반도에 본격 영향을 미친 7일 월성 2·3호기 등 원전 2기의 가동이 정지됐다. 앞서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에 상륙한 지난 3일엔 신고리 1·2호기, 고리 3·4호기 등 원전 4기의 가동이 차례대로 멈췄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들은 "이번 가동중단은 ‘사건’이 아니라 규정상 ‘사고’로 분류하는 사고에 해당한다"며 "기후위기 시대 핵발전소는 대안이 아니라 위험일 뿐이다. 정부는 이번 신고리핵발전소 태풍 정지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핵발전소의 대규모 전력공급 중단에 대비한 대책 또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는 이날 "월성 2·3호기의 터빈발전기가 오전 8시 38분(2호기), 9시 18분(3호기) 자동 정지됐다"며 "현재 원자로 출력은 60%로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이번 터빈발전기 자동정지로 인해 환경으로의 방사선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태풍의 영향으로 전력 설비에 이상이 발생함에 따라 발전소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설계적 특성으로 터빈발전기가 자동정지됐다"며 "원인을 정확히 조사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원전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 송전선의 문제인 것이고 원전은 계획된 대로 정상적인 작동을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원안위도 태풍의 영향으로 송전선로에 문제가 생겨 자동으로 가동이 정지된 것으로 추정하면서 원자로 정지로 인한 방사선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전 측은 "월성원전 고장과 한전 송전선로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수원과 원안위는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며 "파악되는대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태풍 때문에 원전이 고장난 것이 아니다. 설계된 대로 자연재해에 대응한 것이다. 문제가 있는데 계속 발전을 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한 상황"이라며 "원전을 정지시키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