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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대거 몰리면서 2분기 호실적을 보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3분기에도 이같은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3분기 들어서는 카카오게임즈 등 기업공개(IPO) 시장 호황까지 맞물리면서 증권가 실적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현대차증권, KTB투자증권 등 8개 상장 증권사들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8997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5%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 늘어난 1조20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의 2분기 호실적은 이른바 ‘동학개미’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열풍의 영향을 받았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 실적이 증가한 이유에서다.
3분기도 마찬가지다.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의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늘어 브로커리지(위탁매매)부문 실적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2분기 순이익, 영업이익 1위를 기록한 미래에셋대우는 3분기도 양호한 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의 3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전년동기 보다 42% 늘어난 1995억원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고객 예탁자산이 많은데다, 최근 유입이 많은 해외 주식 거래 비중도 높다.
키움증권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만큼 브로커리지 비중이 가장 큰 증권사다. 키움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늘어난 127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여기에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 청약으로 증권사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것도 3분기 실적 향상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증권사 중에는 단연 NH투자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PO 주관 실적 1위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NH투자증권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동기 대비 29% 늘어난 104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 중 주관을 맡은 공모 금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이 상반기 역대급 상장을 하면서 현재 1위 자리를 꿰찼고, 하반기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도 맡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은 공모 총액은 1조1389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하반기 IPO 일정이 남았지만 이미 지난해 연간 공모총액(1조3175억원)에 근접했다.
NH투자증권은 주관 건수는 7건으로 미래에셋대우(9건)보다 2건 뒤쳐져 있지만, 대표 주관을 맡았던 SK바이오팜에 31조원의 자금이 몰리며 1위 자리를 지켰다.
SK바이오팜 이외에도 5G 부품업체 와이팜, 2차전지 설비 제조사인 에이프로, 의약품 제조업체인 위더스제약, 온라인리서치기업 마이크로밀엠브레인 등의 주관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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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
IPO 시장에서 NH투자증권의 강력한 라이벌인 한국투자증권은 6개사, 154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2차전지 제조 기업인 티에스아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신도기연, 바이오기업 에스씨엠생명과학, 의류업체 더네이처홀딩스,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업인 솔트룩스 등의 상장을 주관했다.
다만, 이는 증거금 58조원대에 이르는 기록적인 청약 흥행몰이를 한 카카오게임즈 실적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주관은 맡은 만큼 높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40% 늘어난 1245억원으로 예상됐다. 특히 삼성증권은 지난 2일 기준 리테일예탁자산만 244조원을 기록한 만큼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기업금융(IB)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딜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증시 유동성이 차츰 빠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실적 성장세는 주춤할 것으로 봤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대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3분기 실적은 전년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호실적은 브로커리지 부문뿐만 아니라 증시 급등과 시장 금리 하락에 따른 주식 및 채권 부분의 운용 수익이 증가한 측면도 있다"라며 "3분기 들어 거래대금은 상승했지만 증시는 사실상 횡보 상태이며 시장 금리도 변동성이 감소해 운용수익 감소가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막대한 유동성이 아직은 받쳐주고 있지만, 거의 끝이 보이는 상황"이라면서 "올해 증권사 실적은 개인투자자들 덕에 전년 보다 상승할 전망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연말부턴 실적 상승세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