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옥정신도시 제일풍경채 레이크시티 투시도. |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3기 신도시 조성으로 2기 신도시인 양주신도시가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평택 고덕과 인천 검단, 김포 한강 등 다른 2기 신도시들이 3기 신도시 발표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로 이어지는 교통인프라가 부한데다 대규모 물량 공급이 예정된 남양주 왕숙지구 사전청약 소식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감정원 청약홈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당첨자를 발표한 경기 양주의 ‘양주옥정3차 노블랜드에듀포레’는 모든 평형대 청약이 미달됐다. 총 1042가구 모집에 354명만 청약하면서 0.34 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이 나타난 것이다.
인근의 ‘양주회천 덕계역 대광로제비앙’도 3개 평형 중 두 곳이 1순위에서 미달됐다. 895가구 모집에 1009명이 청약하며 평균 경쟁률 1대 1을 간신히 넘겼다. 지난 7월 청약한 ‘덕계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도 4개 평형 중 3개 평형이 1순위에서 미달이었다. 평균 경쟁률도 1.13대 1에 불과했다.
미분양 물량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양주는 지난 6월 말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된 직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지만 다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을 보면 지난 7월 말 기준 양주의 미분양 물량은 530가구로 안성의 617가구에 이어 경기도에서 2위다. 이는 지난 6월 339가구에서 191가구가 늘어난 수치다. 지난 5월에는 23가구에서 6월 339가구로 증가한 바 있다. 특히 7월의 양주 미분양 물량은 경기도 전체에서 발생한 348가구의 미분양 물량의 55%를 차지한다.
집값도 하락하고 있다. ‘e편한세상양주신도시2차’ 전용 84㎡는 지난 6월 4억4000만원(21층)에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달에는 4억1900만원(16층)으로 2000만원 하락했다. ‘옥정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전용 58㎡도 지난 6월 3억800만원(20층)에 거래됐으나 이달에는 같은 층이 3억원 아래에서 거래됐다.
반면 같은 조정대상지역이면서 2기 신도시는 평택 고덕신도시는 청약경쟁률이 줄어들긴 했지만 양주보다는 사정이 낫다. 규제 효력이 발생한 이후 분양된 ‘평택고덕 제일풍경채 2차 에듀’는 17.36대 1을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고덕신도시 제일풍경채 3차 센텀’도 삼성전자 평택공장 효과로 평균 경쟁률 20.68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만 해도 미분양 무덤으로 불렸던 인천 검단신도시는 청약 광풍에 이어 전매제한이 풀린 아파트 분양권에 최고 3억원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6·17 대책 때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잠시 주춤했으나 최근 역세권 개발사업 소식이 들리며 다시 부동산 시장이 활개를 띄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 김포 한강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는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영향으로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강신도시 롯데캐슬’ 전용면적 84.98㎡은 지난달 5억2000만원(19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운정신도시 ‘가람마을1단지벽산한라’ 전용 84.94㎡는 지난 5일 3억7000만원(5층)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같은 2기 신도시지만 이처럼 사정이 다른 이유는 다른 곳에 비해 서울과의 거리가 멀고, 광역인프라나 유치 기업 등 부족해 인구유입이 더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17 대책 당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후 최근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소식까지 들리며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주에서는 올해 하반기 2979가구가 추가로 분양예정이지만 흥행을 장담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유치나 교통망 확충이 신도시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요소"라면서 "양주의 경우 다른 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GTX 등 광역교통망 등으로 보충하지 않으면 여전히 다른 곳과 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