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증권사들 대출 한도가 바닥남은 물론, 민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날부터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중단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이 신용융자 매수를 중단한 것은 올해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증권담보 대출도 이미 중단한 상태다. 앞서 한국투자증권도 이달 11일 신용융자 신규 약정을 일시 중단했다.
이달 초에는 신한금융투자가 신규 예탁증권담보대출과 신용융자를 일시 중단했다. 이 외에도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적으로 막아둔 상태다.
신용융자는 증권사가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에게 증거금을 담보로 단기간 돈을 빌려주는 행위다.
증권사들은 개인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면서 자본 건전성 우려가 커진 만큼 대출 한도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17조4477억원으로, 연초(9조2072억원) 대비 89.5%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잔고가 8조7394억원, 코스닥시장이 8조7083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대비 일정 비율만큼만 대출을 할 수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신용공여 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신용공여의 총 합계 금액이 자기자본의 200%를 초과해선 안된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은 통상 자기자본의 60∼80% 정도를 개인 대상 신용공여에 쓴다.
이처럼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증권사 민원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에 따른 악재가 존재하지만 증권사 접수 민원이 늘어났다는 점은 투자자 수요가 늘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금융민원 접수 건 중에 금융투자업종의 민원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상반기 금융민원 접수건수는 4만592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9924건)과 비교해 5998건(15%) 늘어났다.
이 가운데 금융투자업종의 민원 접수건수는 3733건으로 전년 동기(2038건) 대비 83.2%(1695건)나 급등했다.
증권사의 민원은 전년 동기(1277건) 대비 82.9%(1059건) 늘어난 2336건을 기록했다. 이 중 펀드 관련 민원이 516건 접수돼 전년 보다 1463% 늘어났고, 파생상품 관련 민원도 923% 증가했다.
이는 투자 수요가 크게 몰렸던 원유 선물 상장지수증권(ETN) 괴리율 관련 민원과 증권사 거래시스템(HTS?MTS) 장애 문제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 민원과 원유선물 상장지수증권(ETN) 관련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이같은 유형의 민원이 크게 늘었다"라며 "급증한 투자자들에 증권사 거래시스템 오류 사례가 속출하면서 민원도 다수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앞으로 신용공여 한도를 예의주시하며, 시장 상황에 맞춰 대응할 계획이다. 또 증권사 유입 고객도 많아진 상황인 만큼 시스템 관리, 신뢰 회복 등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도에 여유가 생긴다면 대출을 풀 계획인데, 이는 대출 상환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달려있다"라며 "신용공여 한도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시장을 예의주시한 후 종목별 대용 비율을 조정하거나, 차후 한도 증액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도 불구하고, 증시 호황에 증권사도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라며 "여전히 소비자들의 신뢰 문제는 문제가 되고 있고, 고객 시스템 문제에서도 각종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발 맞춰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