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나온 금융사들 '희비'...M&A 성패 관건은 금융지주사 참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9.17 08:00

JT저축은행 사모펀드 2곳 응찰...유력 후보군 불참
금융지주, 우량금융사-라이선스 중심 옥석가리기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최근 금융지주사의 인수합병(M&A) 시장 참전 여부에 따라 매물로 나온 금융사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매물로 나온 금융사들 입장에서는 내심 우량한 금융지주사에 인수되길 바라고 있지만, 금융지주사들은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고려했을 때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우량 매물이나 라이선스 등이 없다면 쉽게 M&A 시장에 나서지 않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JT저축은행 본입찰에는 뱅커스트릿 등 사모펀드 2곳이 응찰했다.

JB금융지주과 한국캐피탈은 당초 JT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하면서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몸값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결국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JT저축은행 노동조합은 고용안정 등을 이유로 대부업체나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반대했지만, 결국 우량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한 금융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사모펀드보다는 우량 기업들이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며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금융사 입장에서는 가격 뿐만 아니라 노조 목소리 등도 상당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최근 매물로 나온 금융사들은 우량 금융지주사의 인수전 참여 여부에 따라 흥행이 결정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매물로 나온 금융사 입장에서도 금융지주사가 참여하는 것이 몸값이나 고용 안정성 등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M&A 시장에서는 금융지주사의 의지와 상관없이 M&A 시장에 나온 금융사들의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경우도 많다. 또 최근 국내 금융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M&A 시장에 뛰어드는 점도 매각 주체자 입장에서는 기대를 걸 만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진행한 M&A 건을 보면 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는 우량 계열사나 라이선스 확보 등에 집중된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KB금융지주가 최근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은 65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우량 생명보험사로,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또 하나금융지주가 인수한 더케이손해보험은 770억원으로도 손해보험 라이선스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배경으로 꼽혔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M&A 시장에 뛰어드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가격 뿐만 아니라 시너지, 해당 기업의 사업 구조, 향후 수익 창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최근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사업 구조 등을 감안할 때 금융그룹 입장에서 쉽게 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들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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