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2030년 전기차 판매비중 40%지만
탄산리튬 2025년까지 100만톤 필요
니켈도 현 5% 수요서 30%로 급증
흑연은 2030년까지 160만톤 수요
"핵심 원료 미확보땐 보급률 저조"
"원자재 시장 투자가 대중화의 길"

충전중인 전기차(사진=연합)


지구촌 온도의 상승폭을 제한시키기 위해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에 대한 투자가 2030년까지 현재 수준보다 더욱 많이 요구될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차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꼽히며 다양한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유력 산업으로 거론되는 만큼 전 세계가 관련 산업 육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를 받치기 위한 배터리 원료가 현재로선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는 지구 온도 상승폭을 2.5도 제한시킨다는 전제로 한 ‘가속화된 에너지전환(Accelerated Energy Transition, AET) 시나리오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는데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기차의 글로벌 판매비중은 전체 대비 무려 40% 가량을 차지한다.

그러나 전기차가 이정도 수준으로 판매되기 위해선 배터리용 탄산리튬(LCE)이 2025년까지 최소 100만 톤이 필요하다. 이는 현재 수준보다 약 80만 톤 부족한 상황이다.

부족한 원자재는 리튬 뿐만이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코발트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지금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우드맥킨지는 "쉽게 비유하자면, 2030년까지 전기차에 대한 수요를 받치기 위해 글렌코어가 소유하고 있는 카탕가급 광산이 추가적으로 8개나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글렌코어는 세계 1위 코발트 생산업체다.

차세대 배터리 원료로 꼽히는 니켈의 경우에도 배터리 산업에서 차지하는 수요 비중이 현재는 5% 미만이다. 그러나 AET 시나리오에 따르면 니켈 수요가 2025년과 2030년까지 각각 20%, 30% 급증한다. 즉 니켈은 2030년까지 약 130만 톤이 더 필요한 것이다.

또 배터리 음극재에 핵심소재로 거론되는 흑연도 마찬가지로 2030년까지 수요가 현재 대비 35%인 약 160만 톤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전기차 판매비중의 급증은 배터리와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자재의 수요를 상당히 가속화시킨다"며 "만약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원자재 공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전기차 판매 보급률이 중기적으로 15%를 넘어설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이러한 난제를 고려했을 때 원자재의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산업계에 주어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배터리 원료의 공급증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격이 과거대비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원자재에 대한 신규투자를 섣불리 진행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우드맥킨지의 가빈 몽고메리 리서치 총괄은 "대부분의 원료 현물가격은 현재 침체된 상황이지만 광산업체들은 통상 새로운 공급을 장려하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짧은 시간 내 전기차 보급률이 세계에서 급증하려면, 광산 개발의 자연적인 사이클에 의존하는 방법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며 "AET 시나리오 달성을 위해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덧붙이면서 신규투자를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폐 배터리의 재활용을 통한 원료 보충 등을 포함하여 원자재의 대체 공급원을 모색하는 것도 산업계가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선택지로 거론됐지만 현실성이 낮은 것으로 지적됐다. 재활용을 통해 원료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보하기엔 현재 전기차 판매량이 너무 낮아 2030년까지 새로운 공급원으로 부각되기엔 어렵다는 분석이다.

몽고메리 총괄은 "폐 배터리의 재활용은 2030년 이후부터 매우 중요해지지만 향후 몇 년 동안은 공급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신규 공급망의 확보에 대한 어려움이 쉽게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자 오히려 원자재에 대한 수요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전기차 산업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주행거리 불안감, 충전시설 부재, 느린 충전속도 등의 요인들로 인해 대용량 배터리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이런 추세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것보다 관련 인프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우드맥킨지의 밀란 타코르 수석 애널리스트는 "용량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요구되는 원료도 줄어든다"며 "2030년까지 업계에서 선보이는 배터리 용량이 최대 60키로와트시(kWh) 수준에 이를 경우 원자재 수요는 약 20% 가량 감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드맥킨지는 전기차 대중화가 현실화되기 위해선 원자재 시장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몽고메리 총괄은 "세계가 AET 시나리오를 추구할 경우 짧은 시간 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러나 광물 가격이 저가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해당 시나리오가 달성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에서는 수소연료전지차(FCEV)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수소차는 배터리 전기차와 같은 수준의 원료를 요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수소차의 확산은 원자재 공급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우드맥킨지는 "수소차 기술의 발전은 지난 몇 년 동안 더디게 진행되었다"며 "수소차에 대한 노력을 포기하고 배터리 전기차 제조로 전환한 주요 자동차업체들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는 이어 "뿐만 아니라 수소연료 관련 기술은 급속도로 진전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세는 전기차’라는 인식이 관련 산업계에서 굳혀지는 만큼 수소차의 확산을 통해 배터리 원료에 대한 수요를 중기적으로 완화시키기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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