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3분기 영업이익 17.8% 증가 기대
코로나19에도...삼성전자-현대차 등 대장주 선방
항공-여행 불황은 계속...코스피 재도약 무게
▲(사진=연합) |
국내 상장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국내 수출 역시 차츰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기술주 급락으로 인해 코스피가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이 역시 3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확인되면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242곳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7조6135억원, 순이익 27조2553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 추정치는 7188억원, 2780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작년 3분기와 비교해도 국내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는 눈길을 끈다. 국내 기업들은 작년 3분기 영업이익 31조9088억원, 순이익 21조6068억원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 3분기는 작년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7.8%, 26.14%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에프앤가이드 |
◇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10조원 육박
종목별로 보면 3분기 실적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곳은 단연 대장주인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9조9057억원, 순이익 7조77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7.4%, 23.7% 증가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삼성전자가 3분기 9조27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봤지만, 최근 한 달새 이를 10% 가량 상향 조정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만일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설 경우 이는 2018년 4분기(10조8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 분기 실적 추이.(단위:억원)(주:올해 3분기 실적은 증권가 추정치)(자료=에프앤가이드) |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고, 미리 재고를 확보하려는 화웨이의 주문량이 증가하면서 삼성전자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유통 재고가 거의 다 소진된 상황에서 화웨이 제재까지 맞물리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인 실적은 화웨이 제재의 반사이익이 크게 작용한다면, 중장기 성장의 밑그림은 파운드리와 통신장비 사업이 해결해 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CE는 생활가전 제품과 TV 판매 호조로 예상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DP 부문은 OLED의 가동률 상승 효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고 말했다.
◇ 현대차, 수소차 업고 주가도 실적도 '쑥'
최근 수소차 모멘텀에 힘입어 주가가 고공행진 중인 현대차도 3분기 양호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 1조414억원, 순이익 9405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175%, 104%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 역시 3분기 영업이익 4834억원, 순이익 4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8%, 33.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가 기존 내연기관차 이미지에서 벗어나 수소·전기차 업체로 전환하는데 드라이브를 걸면서 중장기적으로 사업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 주가는 연초 11만8000원에서 이달 현재 17만9500원으로 무려 52% 급등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안정적인 내수와 신차 효과, 경쟁업체 대비 아웃퍼폼한 실적 개선, 전기차 판매 확대, 수소차 모멘텀 등이 밸류에이션 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3분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신차 출시와 글로벌 확대, 신규 플랫폼 탑재율 증가, 인센티브 저감 등으로 원가 개선 및 비용 축소는 지속돼 실적 턴어라운드는 계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연초 이후 현대차 주가 추이. |
이밖에 씨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LG전자 등도 최근 1개월새 실적 추정치가 큰 폭으로 올라갔다. LG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7740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15.7% 상향 조정됐다. 씨젠은 3분기 영업이익 1452억원, 순이익 1255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2022%, 2027%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제주항공은 3부기 영업손실 723억원, 순손실 6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하나투어 역시 영업손실 323억원, 순손실 272억원으로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 코스피, 연고점 경신 후 숨고르기...다시 상승할듯
전문가들은 3분기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이 확인된다면 코스피 역시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이달 1~20일 통관 기준 잠정 수출액은 296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하면서 수출 지표가 7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코스피는 이달 15일 2443.58로 종가 기준 8월 13일 기록한 연고점(2437.53)을 한 달여 만에 새로 썼지만, 최근 들어서는 외국인의 매도세로 인해 2330선까지 주저앉았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의 실물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 역시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유동성 장세로 급격하게 오르던 코스피가 최근 들어서는 다소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 다시 펀더멘털 장세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