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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월가(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증시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해외주식을 직접 구매하는 국내 투자자인 이른바 ‘서학 개미’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주요 지수가 추가 하락의 초읽기에 진입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제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9.72포인트(1.84%) 하락한 27,147.7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8.41포인트(1.16%) 내린 3,281.0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48포인트(0.13%) 하락한 10,778.80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의 경우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고 다우 지수는 지난 9월 8일 이후 최악의 성적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로써 다우, S&P 500, 나스닥 지수는 올해 고점을 찍은 이달초 대비 각각 7.03%, 8.56%, 10.73% 빠졌다.

주목할 점은 이날 하락세를 견인한 섹터들이다. 이달 들어 미국증시는 기술주와 성장주 중심의 약세로 하락세를 이어왔지만 지난 21일의 경우 경기회복·경제정상화와 관련된 경기순환주들이 빠진 것이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이날의 매도세는 9월 증시 흐름과 다르다"고 평가했다.

CNBC에 따르면 소재주, 에너지주, 산업주는 3% 이상 하락했고 금융주도 2.5% 가량 미끄러졌다. 항공주는 무려 7% 가량 곤두박질쳤다. 반면 기술주는 0.76% 오르며 선전했다.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급속도로 악화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럽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일부 지역에서 봉쇄 조치를 다시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서는 전국에 걸쳐 2주가량 술집과 식당 등의 영업을 제한하는 등의 이른바 ‘서킷 브레이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 속도를 늦추지 못하면 10월 중순께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투자리서치회사 CFRA의 샘 스토발 수석 전력가는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에 이르도록 상황이 뒤바꼈다"며 "유럽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각국 정부가 봉쇄 조치를 다시 시행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신규 부양책 합의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인식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이 별세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에 후임자 임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후임자 후보를 5명으로 추렸다면서, 이번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후임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자 임명은 11월 대선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후임자 임명을 두고 양측이 또다시 충돌하면서 부양책 합의는 더 멀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의식한 듯, 미국 증시가 앞으로 추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나온다. 투자정보업체 티쓰리라이브닷컴의 스캇 레들러 전략가는 "S&P 500 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3200선, 또는 200일 이동평균선까지 테스트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200일 이평선은 증시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기술적 지표로, S&P 500 지수가 200일 이평선인 3104 포인트까지 밀리거나 붕괴될 경우 약세장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럴 경우 앞으로 약 5.4% 정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레들러 전략가는 이어 "S&P 500 지수 차트가 부정적인 신호를 나타내는 헤드 앤 숄더 패턴을 보이는 것 같다"며 "이를 기술적으로 반영할 경우 S&P 500 지수가 약 3136포인트 정도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증시 하락에 대해 시장은 지난 2주 동안 수차례 경고 신호를 보내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하락장 속에서 3% 가량 오르면서 선전한 애플 주가의 경우에도 레들러 전략가는 "기술주에 대한 매수심리를 애플이 조금이라도 회복시켰고 이로 인해 주요 지수들의 낙폭이 줄여지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것이 이번 주 또는 다음 주 바닥을 찍게 될 것이란 확신을 주는가? 아니다 이날 애플의 상승마감은 단순 거래일뿐"이라며 비관론을 이어갔다.

투자은행 맥심그룹의 폴 라로자 역시 "S&P 500 지수는 3100 포인트까지 내려갈 수 있고 나스닥의 경우에는 10639 포인트 전후로 형성된 지지선이 무너지면 10000 포인트까지 추락할 수 있다"며 "다우 지수 또한 26000 포인트까지 하방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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