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에너지 불모지인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이 ‘거꾸로’ 가고 있다. 쌀 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경제논리를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공개한 ‘2019년도 해외자원개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투자실적은 2015년 42억6000만달러에서 2016년 23억9600만달러, 2017년 17억4700만달러로 계속 감소했다. 이후 2018년 17억9900만달러, 2019년 20억6100만달러로 소폭 늘었으나 2015년 이전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 시절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서 대규모 부실이 드러나고 자원 공기업들이 빚에 허덕이게 되면서 자원개발이 ‘적폐’라는 인식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과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비쌀 때였던 이명박 정부(2008∼2013년)는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자원공기업들을 앞세워 해외자원개발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자원개발의 경험이 전무했던 국내 공기업들은 고유가를 등에 업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부실광구들을 사들였고, 2015년 들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로 반토막이 나자 그대로 빚더비에 올랐다.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로 싼 시절이던 박근혜 정부(2013년 3월∼2017년 3월)는 이명박 정부와는 정반대였다. 해외자원개발을 올스톱하고, 공기업들을 압박해 해외광구들을 헐값에 처분하게 했다. 두 정부의 상식에 어긋난 자원개발 정책으로 현재 석유공사만 18조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가가 30∼40달러대로 바닥을 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해외자원개발은 전무한 상태다.

국제적인 흐름은 너무나도 상식적이다. 석유와 가스에 대한 전 세계 투자 규모가 저유가 시절인 2016년 이후 계속 증가했다. 연도별로 2017년 4500억달러(전년 대비 4%↑), 2018년 4770억달러(전년 대비 6%↑), 2019년 약 5000억달러(전년 대비 5%↑)였다. 미국은 대형 에너지기업을 중심으로 셰일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거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중동의 생산자산과 아프리카의 탐사자산 위주로 매입을 추진 중이며 BP, 셸, 토탈 등 대형 에너지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 투자도 활발하다. 중국은 국영 석유 3사(페트로차이나·시노펙·CNOOC)가 자본투자 확대를 통해 석유가스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 3사의 자본투자비는 2014년 이후 최대치인 770억달러를 기록했다.

추석연휴가 지나면 다음달 7일부터 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이번 국감 때도 이들 자원공기업들에 대한 적폐 이야기는 반복될 것이다. 그나마 가지고 있는 해외자원을 팔아 빚을 갚으라는 성토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코로나 사태로 유가가 바닥이니 정부가 지원해 해외자원개발을 확대하라"는 상식에 맞는 경제논리를 펴는 의원들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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