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금융증권부 송두리 기자


신용대출 급등세가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나서 은행들에 신용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은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여신담당 부행장과 카카오뱅크 임원을 소집해 화상회의를 열고 최근 신용대출이 급증하는 현상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 한도가 높은 점을 지적하며 25일까지 신용대출 관리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은행권은 고신용자의 대출한도나 우대금리 등을 줄이는 ‘핀셋’ 관리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신용대출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증하며 리스크 부담이 커진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은행권 사이에서도 나오는 얘기다. 문제는 현재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이유가 여럿인데, 당국 요구로 마련되는 은행권의 핀셋규제가 실질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저금리 상황이 꼽힌다. 기준금리가 연 0.5%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렸고 신용대출 금리도 1%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부담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신용대출로 눈을 돌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고, 주식투자 열풍이 불자 투자금을 마련하려는 젊은 층의 ‘영끌’도 신용대출 증가를 자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도 신용대출을 찾았다. 고신용자들 대출이 신용대출 안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만 콕 찝어 신용대출을 규제한다고 해서 최근 신용대출이 급증하는 근본 원인을 손질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은행권에서는 고신용자들은 높은 신용을 바탕으로 많은 자금을 대출받는데, 이들에게만 규제를 적용하면 역차별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출이 급증하니 급하게 대출을 막아버리는 행태가 반복되면 결국 가장 큰 피해는 금융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당국의 요청 후 최근 은행들이 신용대출 금리를 일부 조정하며 대출 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고신용자들 대출 관리에 들어간 후에도 신용대출이 늘어난다면 그 때는 나머지 신용구간 대출자에 대해서도 규제의 칼을 들이댈 지 의문이다. 은행들은 급한 불을 끈 후에는 신용대출 성장률 관리 등 장기적인 관리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얘기한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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