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대금 8천억∼1조원 전망
자구안 마무리되면 친환경 에너지그룹 전환 박차
▲두산중공업이 제조해 공급한 국내 최초 탐라해상풍력발전기.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두산그룹 자구안 이행의 ‘마지막 퍼즐’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오는 28일 진행될 예정이어서 매각이 성공할 경우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이 계획보다 일찍 마무리될 수 있을 전망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과 매각 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의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28일 진행한다. 매각 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8000억∼1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던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에 따른 우발채무를 두산그룹이 책임지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예비입찰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중국법인인 DICC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소송 중인 두산인프라코어는 향후 대법원판결에서 패소할 경우 약 7000억원가량의 우발채무를 떠안게 되고 이는 예비입찰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었다. 하지만 소송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등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와 현대중공업그룹 등이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두산그룹은 지난해 건설기계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담당한 밥캣은 매각할 계획이 없어 두산인프라코어 만으로는 매력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두산은 지난 21일 그룹 상징이었던 두산타워을 8000억원에 매각하면서 지난 4월 채권단과 약속한 3조원 규모의 자구안 이행이 7부 능선을 넘었다. 두산중공업은 클럽모우CC(1850억원)를, ㈜두산은 두산솔루스(6986억원·대주주지분 포함)·모트롤BG(453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를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매각한 바 있다.
이로써 두산중공업과 지주회사인 ㈜두산은 계열사 매각 대금으로 총 2조2000억원가량을 확보해 자금의 상당 부분이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투입되더라도 올해 내 1조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이 제작하고 있는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 두산중공업,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집중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면 두산중공업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 투자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 및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수소, 연료전지 등 유망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키워 나가면서 기술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05년부터 풍력기술 개발에 매진해 순수 자체 기술을 획득하고 실적을 확보한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발전기 제조사다. 제주도와 서해 등 전국에 총 79기,약 240MW 규모 풍력발전기 공급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 60MW, 제주 탐라 해상풍력 30MW 등 96MW에 달하는 국내 해상풍력발전기는 모두 두산중공업 제품이다.
또한 두산중공업은 창원시와 함께 국내 최초 수소액화플랜트 사업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수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특히 두산퓨얼셀 대주주의 보유 지분 무상증여를 통해 두산퓨얼셀의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어서 수소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는 두산퓨얼셀의 친환경 소형 발전기술까지 확보하게 됨으로써 연료전지(440kW), 풍력발전(3~8MW), 가스터빈(270MW, 380MW)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발전기술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막바지 단계에 진입하면서 두산중공업과 그룹의 재무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완료될 경우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은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