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부족에 강남3구 수요까지…강동구 전셋값 '고공행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9.27 11:35

12주 연속 서울 전셋값 상슬률 1위 고공행진
롯데캐슬퍼스트 111㎡ 한달 새 2억5000만원
사전청약 하남 오르니 덩달아 밀려 올라

▲강남권의 전세 수요가 강동구로 몰리면서 강동구의 전셋값이 12주 연속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25일 강동구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윤민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지만 유독 강동구는 예외를 보이며 강세를 띄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강남권 매물이 줄자 전세수요가 강동구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을 이사철까지 맞물리면서 새 아파트가 많은 강동구를 찾는 수요도 늘어나 전셋값이 며칠만에 억대가 오르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27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은 9월 셋째 주 기준 0.13% 올랐다. 이로써 강동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12주 연속 전셋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강동구도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물건이 귀해졌고, 그나마 나온 매물들은 집주인들이 4년 간의 전세 시세를 한꺼번에 올려 받으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 전용 111㎡는 지난 23일 9억3000만원(22층)에 전세거래가 체결됐다. 해당 평형대는 지난 18일 6억8000만원(12층), 15일 7억5000만원(30층)에 거래됐는데 한달도 안돼 전셋값이 1억8000만∼2억5000만원이 뛰었다.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73㎡는 지난달 24일 7억5000만원(17층)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올해 5월 16일 4억9000만원(20층)의 계약건과 비교하면 석달만에 2억6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고덕동 A공인중개사 대표는 "강동구는 새 아파트들이 많아 주로 젊은 사람들이 선호한다"면서 "현재 전세매물이 없어 지난달 전셋값이 기준이 되고 있지만 전세 물건이 나오기만 하면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동구 전셋값 폭등에는 인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수요가 이동한 것도 작용했다. 전셋값 상승폭은 서울에서 강동구가 가장 높지만, 시세는 강남권이 여전히 가장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남이 사전청약 대상지로 발표되면서 전셋값이 오르자, 강동구도 덩달아 함께 올라가는 모양새다. 본 청약까지 거주요건을 채우려는 사전청약 수요자들이 앞으로 전셋값이 더 오르기 전에 이동하면서 하남의 전세 물건도 부족한 것이 강동구 전셋값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고덕동 B공인중개사 대표는 "인근이 송파구 같은 경우는 여기보다 전셋값 상승률이 낮지만 기본 가격이 2배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강동구로 밀려 오는 수요가 많다"며 "사전청약지 발표로 바로 옆 동네인 하남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강동구도 덩달아 밀려 올라가고 있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명일동의 C공인중개사 대표는 "입주가 시작된 곳 중 잔금을 전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집주인이 급한 경우 시세보다 가격을 하향 조정해서 내놓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부르는 게 값이다"며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집주인들이 전월세상한제 5% 상승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 아예 4년치 시세를 지금 반영하면서 전셋값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한편 강동구는 전세물건뿐 아니라 매매물건도 적은 편이다. 이날 부동산114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 매매 물량은 총 8954건이다. 이 중 강동구의 물량은 333건이다. 부동산 플랫폼에 보면 단지별로 보면 수백건 씩 매매물건이 나와있기도 하지만 이는 중복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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