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과로사...쿠팡 이미 1000억원 인건비 운영, CJ대한통운은 신규로 500억 추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0.23 14:50

분류인력 CJ대한통운 4000명 500억, 쿠팡 4400명 1000억

“500억원 추가 비용을 들여 분류 지원 인력 4000명을 단계적으로 투입.”(CJ대한통운)
“1000억원 수준의 인건비로 4400명의 분류 전담 인원이 이미 활동 중.”(쿠팡)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잇따라 소속 택배기사가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건이 이어지자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22일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조치는 노동계가 주장해왔던 분류 작업 인력 투입이다.

CJ대한통운은 단계적으로 분류 지원 인력을 4000명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동계도 과로사의 주범으로 지목된 분류작업에 대해 CJ대한통운이 비용을 전액 부담해 분류 인력을 투입한다는 조치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함께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함께 발표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실태 설문조사’를 보면 노동자들은 평균 71.3시간을 일하고 이중 분류작업에만 42.8%를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책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발표에 대해 “4000명의 분류 인력이 투입되면 택배운반 노동자들은 정리된 물품을 차에 싣고 나가기만 하면 된다”며 “최소 2~3시간 정도는 노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쿠팡은 이미 분류 작업 전담 인원이 4400명을 고용한 사실이 업계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쿠팡은 '공짜노동 논란'이 있기 전인 2014년부터 분류전담직원을 도입해 운영해 오고 있다. 쿠팡측은 “인건비만 연간 1000억원 수준”이라며 "이미 7년 가까이 시행해 이제는 완전히 정착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힌편 업계에선 비슷한 숫자의 분류전담 인원을 발표한 두 회사의 인건비 차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4400명을 채용한 쿠팡이 연간 1000억원의 인건비 지출을 밝힌데 비해 CJ대한통운은 4000명을 투입하는데 500억을 추가 투입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따라서 분류인력을 1~2시간 수준의 단시간 아르바이트나 일부 물류센터에만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분류 작업 인력투입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또 쿠팡과 같은 직고용이 아닌 단기 아르바이트생으로 대체해 질 낮은 일자리로 택배기사의 고통을 다른 취약 계층에 전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발표한 대책으로는 하루 4시간이 넘는 분류작업을 해결하긴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전지성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