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한달새 주가 15% 상승
연말 배당시즌 앞두고 배당매력도 ↑
KB금융·하나금융지주, 3분기 실적호조
우리금융, 아주캐피탈 연내 편입키로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가 깜짝 실적, 비은행부문 강화, 배당매력을 필두로 연말 기업가치 제고 경쟁에 한층 더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나란히 호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우리금융지주도 아주캐피탈 인수를 확정하면서 비은행부문 강화에 중요한 첫 발을 뗐다. 신한지주 역시 주주가치제고 방안을 발표하는 등 연말로 갈수록 금융지주의 배당 매력도도 부각되면서 그간 움츠렸던 주가도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105560) 주가는 지난달 24일 3만7200원에서 이달 23일 현재 4만2800원으로 한 달 새 15% 올랐다. 최근 6개월 기준으로는 37% 급등하면서 코로나19 이전엔 연초 주가(4만6550원)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이후 고전하던 신한지주 역시 최근 한 달 간 주가가 15%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주가도 각각 18.87%, 14% 올랐다.
최근 4대 금융지주 주가가 두 자릿 수 이상 상승한 것은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배당매력도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대규모 금융지원에도 예년과 같은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큰 데다 주주가치제고에 대한 의지를 적극 피력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신한지주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중간배당 등 다양한 주주환원책을 가동하기로 하고, 현재 분기배당을 위한 정관변경 작업을 추진 중이다. KB금융지주도 최근 3분기 실적발표 후 개최한 컨퍼런스콜에서 "작년 수준의 배당성향은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간배당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중간배당에 대한 방침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혀 배당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일정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일제히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점도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B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한 1조1666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KB금융지주의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도 3분기 순이익 760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0.3% 늘어 올해 1∼3분기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국내 한 지주사 관계자는 "지주사들이 잇따라 양호한 실적을 거둔데다 세금을 뗀다고 해도 배당수익률이 4%대는 나온다는 점이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많이 빠졌던 금융주 역시 서서히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지주사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꾸준히 인수합병(M&A)을 모색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달 23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아주저축은행을 포함한 아주캐피탈에 대한 우선매수권 청구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아주캐피탈 최대주주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PEF)와 인수계약(SPA)을 맺고 금융위원회에 아주캐피탈 자회사 편입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늦어도 연내 아주캐피탈을 편입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작년 초 지주사 출범 이후 저축은행, 캐피탈, 증권 등 비은행부문 계열사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이번 편입을 통해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1등 종합금융그룹 도약이라는 큰 목표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코로나19와는 별개로 금융지주사들이 투자자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것 같다"며 "연초보다 주가가 많이 떨어진 만큼 시가배당률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