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게이트’ 이후 침체된 백금 시장…수소경제로 해뜰날 다시 올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0.26 15:05

▲10년 백금가격 추이(사진=네이버금융)



[에너지경제신문 신유미 기자] ‘디젤게이트’ 사건 이후 본격적인 하락 국면으로 접어든 백금 가격이 수소경제의 성장에 힘입어 다시 상승세를 탈지 관심이 집중된다.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사건 이후 디젤차량 판매가 급락하면서 동시에 백금 수요도 함께 감소 추세를 보였다. 전세계 귀금속의 44%가 디젤차의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촉매변환기에 사용될 정도로 자동차산업은 백금 소비량이 가장 많은 산업으로 꼽힌다.

실제로 온스당 1000달러 중후반대에서 맴돌던 백금 가격은 2015년 이후 지금까지 1000달러선 밑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쳐 사상 최저 가격인 595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됐던 자동차 수요가 천천히 회복되면서 백금 가격 역시 회복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백금이 수소경제에 핵심 소재로 작용되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백금투자협회(WPIC)의 트레버 레이먼드 리서치 본부장은 26일 "수소 붐이 백금에게 새로운 생명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금 시장에 디젤차라는 최대 수요처가 빠져나갔지만 수소경제가 새로운 수요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백금은 수소경제 중 두 가지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다. 백금은 수소전기차(FCEV)용 연료전지의 주요 소재이자 재생에너지를 통해 만들어지는 ‘녹색수소’의 생산에 활용된다. 특히 수전해 과정에서 전해조의 성능과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촉매제로 꼽힌다.

현재 수소차 시장은 세계 각국의 친환경 기조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녹색 수소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높은 성장 잠재력을 고려했을 때 백금 시장이 앞으로 강세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세우고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에 녹색수소의 수요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 수소 공급량 가운데 녹색 수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녹색수소가 화석연료를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 수요가 연간 1억 3300만 톤에서 1억 5800만 톤까지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반영한 듯 석유업체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물론 지멘스 에너지, 렙솔, 오스테드 등 글로벌 거대 에너지 기업은 이미 녹색 수소 전략의 윤곽을 속속 드러냈다. 또 지난 9월 미국 배터리 업체 플러그파워는 풍력을 이용한 녹색 수소 네트워크를 개발하기 위해 미 에이펙스 클린 에너지와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7월 2050년까지 모든 산업 부문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의 일환으로 새로운 수소 전략을 내놓았다. EU는 2030년까지 국경 내에 최소한 40GW의 전해조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U는 또 이 시기까지 수출할 수 있는 40GW 규모의 녹색수소를 인근 국가에 추가로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 외에 백금의 수요·공급 요소도 백금 시장의 강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백금 가격의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WPI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백금 시장에서 약 33만 6000온스 어치의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24만 7000온스가 과잉으로 공급됐던 점과 대조적이다.

WPIC는 "백금시장의 공급시장 능력이 극히 제한적이며 공급이 새로 증가하기 전까지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는 것도 백금 수요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그러나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에 대해 "수소시장은 결국 1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막을 수 없는 에너지 메가 트렌드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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