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발전사, 전력판매시장 개방 방침에 사업 기회 확대 기대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5.03 16:09

한전 독점 송배전망 이용·전력판매 가격경쟁 확보엔 한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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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PPA와 제3자 PPA 차이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윤석열 정부의 전력판매시장 일부 개방 방침 발표로 민간 발전사업자들의 사업 기회가 커질 전망이다.

한국전력공사의 독점체제였던 전력판매시장이 열리면 민간 발전사업자들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한전을 거치지 않고도 전력을 사고 팔 수 있어서다.

새 정부는 전력 생산자와 소비자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을 직접 거래하는 전력구매계약(PPA) 허용 범위의 확대를 추진 중이다.

다만 한전이 역시 독점하고 있는 송배전망 이용과 전력판매 가격에서 경쟁력 확보에선 한계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돼 사업성이 크게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3일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전의 독점체제를 벗어나 전력판매시장을 개방할 경우 민간발전사에게 사업기회가 되는 건 맞지만 가격 경쟁력, 송배전망 이용 등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전망이 밝다고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 민간발전사 관계자는 "일단 독점체제에서 벗어나면 민간발전사에게는 사업 기회가 되고 소비자에게는 전력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경제 논리로 보면 경쟁시장이기 때문에 서로 전력을 저렴하게 공급하려다 보면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시장이 개방 됐을 때 지금처럼 유가나 자원 가격이 높은 상태라면 사업자들은 적자를 떠안으려 하지 않을테니 전기요금이 오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든 전력거래는 한전이 발전사업자로부터 생산전력을 전력시장도매가격(SMP) 등 기준으로 사서 정해진 전기요금으로 기업·가정 등에 전력소비자에 파는 구조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만 발전사업자와 전력소비기업이 한전을 통하지 않고 전력 공급·물량·기간 등 조건을 당사자로서 직접 협의해 매매하는 방식인 PPA가 허용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는 지난주 ‘에너지 정책 정상화를 위한 기본 방향과 5대 중점 과제’를 발표하면서 경쟁과 시장 원칙에 기반해 에너지 시장 구조를 확립하는 ‘시장 기반 수요 효율화’를 제시했다. PPA 허용범위를 확대해 한전이 독점판매하는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하고 다양한 수요관리 서비스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말이다.

한전이 독점을 유지해오던 전력판매시장 개방에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한전과 민간발전사들이 경쟁할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이미 불리할 뿐 아니라 전력 인프라를 사용하려면 한전에 이용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력시장을 통하지 않고 전기를 직접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구역전기사업이 있다. 전기 공급 구역을 한정해 전기와 열을 직접 생산하고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은 채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다.

구역전기사업자들이 한전을 상대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한전보다 저렴하게 공급을 해야 한다. 하지만 유가와 천연가스 등 연료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한전과 가격 경쟁을 벌이기는 쉽지 않다.

박원주 민간발전협회 사무국장은 "아직 우리가 전력시장 개방을 해본 적이 없어서 시행착오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초기에는 전면적 개방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 사무국장은 "단일 발전기만 놓고보면 한전이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래서 직접 거래 시장이 커져도 민간발전사들보다 한전이 공급하는 전력비가 더 저렴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력판매시장을 직접 거래로 개방하더라도 전력 인프라가 모두 한전이 관리하기 때문에 민간발전업자들의 사업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왔다.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력 시장을 개방한다고 해도 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는 모두 한전 소유다"라며 "결국 민간발전사업자들은 직접 거래를 하더라도 송배전이용료를 한전에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생각보다 크게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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